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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유진씨, 김태형군, 오상현군, 한아름씨. 사진/ 김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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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목소리 타운미팅 참가자 인터뷰
정책토론에 참여한 고등학생 오상현, 김태영군
졸업 이후 진로를 고민하는 대학원생 김유진씨
평소 과학교육 현실에 관심 많았던 대학원생 한아름씨
지난 9월22일 토요일, 가을의 한 복판인 '추분'답게 청명한 날씨였던 이날 서울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3층 청암홀에서 열린 ‘2012년 대선, 과학기술인 말하다’ 제2차 타운미팅에 모인 이들은 가을 하늘의 유혹도 잊고 그 어느 자리에서 그런 것보다 더 열띤 토론의 열기를 뿜었다. 이날 토론마당은 지금껏 이어진 0차(7월7일), 1차(8월11일) 타운미팅에서 제기된 현실의 여러 문제들을 놓고서 다방면으로 실제적인 정책을 만들어보는 식으로 진행되었다. 20대의 참여가 두드러지긴 했으나 모든 연령층이 빠짐없이 참석해 눈길을 끈 이번 모임에서는 1차 모임에선 볼 수 없었던 고등학생 참가자들도 있었고, 그밖에도 각계각층의 참가자들이 자리를 빛내주었다.
고등학생 참가자 중 한 명인 오상현(2학년·서울 o고)군은 “‘사이언스온에서 행사 소식을 보고서 참여했다. 고등학생이 많이 안 올 것 같았고, 그래서 나라도 고등학생의 목소리를 내고 싶어서 왔다. 사실 학원 시간 때문에 못 올 뻔했으나 학원을 끊은 덕분에 올 수 있었다. 올 수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태영(2학년·천안 ㅂ고)군는 “어머니가 추천해 참가했다. 평소 영재교육 제도에 대해 관심이 있었고 관련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기회가 되어 너무 좋았다”며 타운미팅의 참가 동기를 밝혔다.
가장 많이 자리를 빛내준 연령층인 20대 참가자 중 한 명인 경희대 박사과정 대학원생인 김유진씨는 “브릭의 이메일을 받고 이런 토론의 장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평소 과학기술 정책 쪽에 관심이 있던 터라 같은 학교의 연구교수 님을 설득해 함께 참여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여성 연구원들이 학교로 가는 비율이 현저히 적은데 그 대안이 될 수 있는 고용할당제 같은 정책에 관심이 있다. 또한 비정규직 박사 인력을 비롯해 지나치게 많은 석박사 배출로 야기되는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함께 얘기해 보고 싶었다”고 했다.
과학교육 정상화, 연구환경 개선, 소통의 문화에 대한 갈증
정말 다양한 정책 제안이 쏟아진 이날, 참가자들은 각자 어떤 문제의식을 가지고 참여했을까? 주로 젊은층과 얘기를 나눈 이번 인터뷰 취재에서는 주로 이공계 교육 정상화나 이공계의 연구 환경 개선, 과학계의 소통 문화 확대 같은 의견들이 나왔다.
고등학생 오상현군은 “평소에 국가가 지원하는 과학 캠프나 여러 가지 과학 프로그램에 자주 참여하는 편인데, 거기에서 늘 느끼는 점은 학생들이 이런 행사에 참여할 여유가 없어 보인다는 것이다. 입시에 치우친 관심사로 인해 중학교, 고등학교의 공부는 학문적인 측면보다는 오로지 점수에 집중돼 있는데, 학생들이 자기 관심사를 찾아가거나 주위를 돌아볼 수 있게 해 주는 제도 장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어엿한 자기 생각을 밝혔다. 그는 또 “국가에서 좋은 기초과학 프로그램들을 홍보하는 일에는 크게 투자를 하지 않는 것 같다. 포스터만 붙이는 것이 아니라 학교에 설명회를 하러 오는 것처럼 아이들이 직접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넓혀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평소 이공계 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가 이번에 참가했다는 한아름(경북대 치의학전문대학원)씨는 “과학인의 목소리를 듣기가 어려운데 이런 곳에서 그들의 생각을 듣고 싶었다. 온라인 토론장도 있긴 하지만 직접 육성으로 얘기를 나누고 싶었고 특히 교육 분야와 고등교육 문제에 관한 얘기를 나누고 싶었다”고 말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물어본 질문에, 그는 “이과 학생들에게 인문소양을 기를 수 있는 교육이나 글쓰기 교육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과학이라는 학문이 정해진 답을 찾는 것 또는 새로운 지식을 밝히는 것 정도만으로 인식이 되는 바람에 과학 탐구의 ‘과정’이 중요하다는 사실은 많이 간과되는 것 같다. ‘왜, 얼마나, 어떻게’에 관한 긴 글 쓰기는 의사전달 능력도 발전시킬 것이고, 작게만 보더라도 과학인의 정책 결정 등에 대한 의견 개진에도 큰 힘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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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22일 열린 제2차 타운미팅에서. 지금은 정책 제안 집중토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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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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