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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상징 ‘독기’ 꽂았다고 “독도→뚝섬” |
[3판] 뚝섬 이름에는 두 가지 유래가 있다. 하나는 이곳이 조선 태조 이성계 때부터 임금의 사냥 장소였다는 데서 나왔다.
태조∼성종 때까지 100여년 동안 임금이 직접 나와 사냥한 것이 151차례나 되었다고 한다. 임금이 나오면 으레 그 상징인 독기(纛旗·소꼬리나 꿩꽁지로 장식한 큰 깃발)를 꽂았는데, 이곳이 한강과 중랑천으로 둘러싸인 섬같다고 해서 ‘독기를 꽂은 섬’이란 뜻에서 ‘독도(纛島)’라 불리다 ‘뚝섬’으로 소리가 바뀌었다는 것이다.
태조와 태종에 얽힌 사연도 갖고 있다. 1차 왕자의 난 뒤 함흥에 칩거하던 태조가 서울로 돌아오자 태종은 뚝섬으로 맞으러 나갔다. 태조는 태종을 보자 화가 치밀어 화살을 쏘았으나, 태종이 급히 피해 화살이 차일 기둥에 꽂혔다. 그래서 ‘화살이 꽂힌 곳’이란 뜻의 살곶이벌(전관평)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서울 옥수동과 뚝섬 사이 중랑천에 놓인 다리도 살곶이 다리로 불린다. 길이 78m, 너비 6m로 조선시대 가장 긴 돌다리였고, 국왕이 군사훈련을 참관하기 위해 뚝섬으로 행차할 때 이용했다.
뚝섬에는 1954년 우리나라 최초의 경마장도 들어섰다. 경마장에는 전국에서 돈푼깨나 만지는 이들이 몰려들어 성시를 이뤘다. 하지만 89년 과천에 경마장이 건설되면서 뚝섬 경마장은 문을 닫았고, 대신 뚝섬 골프장이 건설됐다가 2004년 4월 역시 문을 닫았다. 정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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