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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9.05 11:47 수정 : 2006.09.05 11:47

폐금속광산(이하 폐광) 인근 지역 생산 농산물에서 국제식품규격위원회(코덱스) 기준치를 초과하는 납과 카드뮴 등 중금속이 검출됐다는 정부 발표에 해당 지역 주민들뿐 아니라 일반 소비자도 불안해 하는 등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폐광 인근 지역에서 재배된 농산물이 그간 그 지역뿐 아니라 주변 시.도 등 각 지역으로도 팔려 나가 소비됐을 것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심리적 불안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카드뮴, 납, 수은 등 중금속은 특성상 몸속에 들어가면 쉽게 분해되거나 배설되지 않고 쌓여 체내 지방 분자와 결합, 각종 이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카드뮴의 경우 제초제나 아연 광산, 제련소 등에서 배출되는데, 카드뮴에 중독되면, 뼛속의 칼슘과 인산 등이 유출돼 뼈가 약해지고 쉽게 부서지는 `이타이이타이병'에 걸릴 수 있다.

납은 주로 공장 폐수나 자동차 배기가스, 전지 제조과정에서 발생하는데, 납에 중독되면 식욕부진, 피로 등의 증세가 나타나며 심해지면 체중 감소, 복통, 고혈압, 간경화 등에 시달릴 수 있다.

물론 정부는 이 정도로 극한 상황으로까지 번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에 중금속 오염 실태조사를 벌인 폐광지역의 농경지가 차지하는 비율이 적은데다, 생산 농산물이 미미하고 더욱이 유통량도 그 다지 많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가장 토양오염이 가장 심한 44곳의 폐광지역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은 농산물 재배면적은 109헥타르(ha)로 2005년 현재 우리나라 전체 농경지 182만ha의 0.006%에 불과한 실정이다.

게다가 생산량은 더욱 적다. 허용기준을 초과한 쌀의 경우를 보면 34.7ha에서 170t 정도가 생산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2005년 전체 쌀 생산량(476만8천368t)의 0.0036%에 그칠 뿐이다.

배추도 마찬가지다. 기준을 넘어선 배추는 42ha에서 4천256t이 재배됐으며, 이는 작년 국내 배추 총 생산량(232만5천330t)의 0.183% 밖에 안된다.

정부는 따라서 폐광지역에서 생산된 쌀은 생산량과 유통량이 전체 소비량에 비해 극히 미미해 비록 다른 지역 소비자가 일시적으로 먹었다고 하더라도 카드뮴과 납에 의한 유해영향이 발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를 테면, 이번 실태조사에서 카드뮴에 최고로 오염된 쌀(3.51ppm)로만 지은 밥을 성인(20∼64세)이 매일 23.8㎏씩 1년 이상 섭취해야만 겨우 카드뮴에 의한 영향의 일종인 단백뇨(소변에서 단백질이 섞여나오는 증상)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

우리나라 성인의 하루 쌀 평균 섭취량이 234g인 점에 비춰볼 때 이 같은 상황이 빚어질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쉽게 말해 성인이 카드뮴에 최고로 오염된 쌀로 지은 밥을 매일 무려 305그릇씩 1년 동안 계속 먹어야 단백뇨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준 초과 납이 검출된 농산물은 더욱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기 어렵다고 정부는 말했다.

납이 사람에게 유해한 영향을 주는 경우는 산업재해와 같이 특별한 환경에서 고농도 납에 단기간에 노출됐을 때만 확인되고 있을 뿐, 기준치를 초과한 납이 함유된 농산물의 장기 섭취에 의한 유해영향은 지금까지 알려진 바 없다는 것.

다만 정부는 이번 44곳 폐광지역 실태조사에서 위험도 분석 결과, 오염 정도가 심각한 것으로 보아 위해 우려지역으로 분류한 9곳의 폐광지역의 경우 지역주민들이 25년 이상 지속적으로 오염환경에 노출되면 유해영향이 미미하나마 나타날 수도 있다고 보고, 이들 전체 주민들을 대상으로 건강영향조사를 철저하게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그렇지만 정부는 9곳의 위해우려 폐광지역 주민건강조사 결과에 대해 자신하는 분위기이다.

이번 실태조사를 촉발한 경남 고성군 삼산면 병산마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민관합동으로 실시한 건강조사 결과에서 애초 환경단체에 의해 제기됐던 이타이이타이병은 없었던 것으로 결론났기 때문이다.

앞서 환경부는 2004년 7월부터 12월까지 환경단체와 공동으로 병산마을 주민들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일부 주민에게서 카드뮴 농도가 높게 검출되기는 했지만, 그 밖에 이타이이타이병이라고 의심할 만한 증세가 없었다고 최종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서한기 기자 shg@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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