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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11.08 21:16 수정 : 2006.11.09 14:02

세계적인 생태과학자이자 환경운동가인 영국의 제인 구달 박사(왼쪽)가 8일 오후 서울 강북구 수유1동 화계사에서 신도 500여명에게 ‘희망의 밥상’을 주제로 강연한 뒤 ‘발우공양’을 하면서 화계사 주지 수경 스님과 이야기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한국 온 ‘침팬지 전문가’ 제인 구달

“음식의 섬유질을 한 가닥씩 씹으면서 그 소중함을 느낀 아주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세계적인 침팬지 연구자이자 환경운동가인 영국인 제인 구달(72)은 8일 저녁 서울 강북구 수유1동 화계사에서 절집의 전통 식사법인 발우공양을 체험한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화계사서 절 식사법 발우공양 체험
음식 쓰레기 줄여 환경 보호해야
‘녹색은행’ 청소년 농부들에 융자
북한에서 영어책 2권 번역 출간도

발우공양 의식은 죽비소리와 함께 시작해 자기가 먹은 그릇을 마지막 반찬조각으로 깔끔히 닦아내기까지 30분 남짓 계속됐다. 구달은 적당한 양을 남기지 않고 먹는 채식 식단과, 야생동물을 위해 밥알을 떼어내고 물속의 미생물까지 배려하는 정성에 깊은 인상을 받은 모습이었다.

무엇이 그를 침팬지에서 밥상으로 이끌었을까?

“1986년 미국 학회에 참가했다가 사랑하는 동물을 보호하려면 숲을 떠나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세계를 돌아다니며 침팬지가 놓인 위험한 상황을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지요.” 동물의 보호가 아프리카의 빈곤과 다국적 기업의 행태 등 더 복잡한 문제들과 얽혀 있음을 알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세계적인 생태과학자이자 환경운동가인 영국의 제인 구달 박사(왼쪽)가 8일 오후 서울 강북구 수유1동 화계사에서 신도 500여명에게 ‘희망의 밥상’을 주제로 강연한 뒤 화계사 주지인 수경 스님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그는 1991년 탄자니아에서 16명의 고등학생과 함께 ‘뿌리와 새싹’ 운동을 시작해 현재 90개 나라에 9천여 단체로 퍼져나갔다. 우리나라엔 세 곳이 있다. 지난해엔 북한을 방문하기도 했다. 그는 “북한에서 번역 출간된 영어책 3권 가운데 2권이 내 책”이라며 자랑스러워 했다.

이 단체들의 주요 활동은 안전하고 지역을 살리는 먹거리 운동이다. 그는 탄자니아 난민촌에서 벌인 활동을 소개했다. “청소년들은 모든 걸 잃고 우울해했지요. 누군가 식품을 만들자는 의견을 냈습니다. 농작물을 재배하고 닭을 치기 시작했죠. 우리는 사업비용을 빌려줬어요. 청소년들은 자부심과 자신감을 되찾았습니다.”

이런 방식을 그는 ‘녹색은행’이라고 부른다. 빈민들에게 사업자금을 빌려주는 마이크로 크레딧과 비슷한 발상이다.

그는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는 개인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이에게 식품이 얼마나 멀리서 온 것인지 설명해 자기 고장 것을 골라주는 주부는, 천안문에서 탱크를 홀로 막은 젊은이와 마찬가지로 큰 반향을 일으킨다고 그는 믿는다.

그를 초청한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는 “구달 박사는 식당에서 종업원이 따라주는 물도, 물 한 잔이 부족해 죽어가는 사람이 있는데 꼭 필요해 원하는 사람에게만 주라며 불편해한다”고 그의 실천의식을 소개했다.

발우공양을 마친 구달은 화계사 주지 수경 스님의 권유로 ‘빈그릇 운동’에 서명했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세계적인 생태과학자이자 환경운동가인 영국의 제인 구달 박사가 8일 오후 서울 강북구 수유1동 화계사에서 신도 500여명에게 ‘희망의 밥상’을 주제로 강연한 뒤 ‘발우공양’을 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세계적인 생태과학자이자 환경운동가인 영국의 제인 구달 박사가 8일 오후 서울 강북구 수유1동 화계사에서 신도 500여명에게 ‘희망의 밥상’을 주제로 강연한 뒤 ‘발우공양’을 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세계적인 생태과학자이자 환경운동가인 영국의 제인 구달 박사가 8일 오후 서울 강북구 수유1동 화계사에서 신도 500여명에게 ‘희망의 밥상’을 주제로 강연한 뒤 ‘발우공양’을 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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