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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전 출근시간대의 서울지하철 2호선 방배역 승강장. 전동차를 타고 내리는 시민들의 머리 위 천장 콘크리트 표면은 농도 15%의 트레몰라이트 석면으로 덮여 있다. 자세히 보면 갖가지 설비부착 공사 과정에서 훼손되거나, 20여년 이상 세월이 흐르며 습기 때문에 들떠 있는 부분도 있어 전동차가 일으키는 바람과 진동에도 석면먼지를 흩뿌릴 가능성이 높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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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2호선 14개역 승강장 천장서 ‘석면 검출’
19일 오전 8시30분 지하철 2호선 방배역. 출근 길 시민들로 혼잡한 승장장 앞으로 전동차가 거센 바람을 일으키며 달려와 멈춘다. 전동차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는 시민들 머리 위 천장에는 갖가지 설비와 배관들이 어지럽게 붙어 있다. 곳곳에 낡은 흔적이 역력하다. 뿜칠로 마감된 표면엔 어디선가 새어든 물기에 들뜬 부분도 여기저기 눈에 띈다. 달려드는 전동차가 일으키는 진동과 바람에 부딪힐 때마다 금방이라도 부스러져 내릴 듯 위태롭다. 뿜칠된 표면이 조금씩 떨어져 나가 아예 콘크리트가 그대로 드러난 곳을 찾아내기도 어렵지 않다. 아래에 오가는 사람들이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부스러져 내렸을 이 천장 표면에는 ‘소리없는 살인자’로 불리는 석면먼지를 만들어 낼 수 있는 트레모라이트가 최대 15%나 섞여 있다. 석면먼지에 ‘소리없는 살인자’라는 별명이 붙은 것은 극미량만 호흡을 통해 사람의 폐 속에 들어와 박혀도 수십년 뒤 폐암과 악성중피종과 같은 치명적인 질환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방배역에서 잠실 방향으로 다섯 정거장 떨어진 선릉역과 삼성역. 2호선 역 가운데 여섯번째와 세번째로 이용객이 많은 이들 역 승강장 위 쪽은 매끈하게 단장돼 있다. 2003년 냉방설비 공사를 하면서 아래 쪽에 새로 천장을 덧대 어지러운 배관과 설비들을 모두 가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 승강장 천장 위쪽 표면에 20여년 전 뿜칠된 마감재에도 석면이 함유돼 있다. 이티에스컨설팅의 분석 결과 선릉역 승강장 천장 뿜칠 마감재에서는 2%의 백석면 뿐 아니라 백석면 보다 발암 위험성이 높은 갈석면과 청석면까지 미량 검출됐다. 삼성역 승강장 뿜칠 마감재에는 트레모라이트가 5%나 함유돼 있었다. 방배역 가장 위험…이용객 많은 선릉·삼성역도 심각냉방공사 때 ‘석면철거 허가제’ 불구 비용없어 눈가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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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하철 2호선 방배역의 잠실역 방향 승강장 맨 끝 천장에 어지럽게 붙어 있는 각종 장비와 배관들. 이런 설비를 천장 표면에 붙이는 과정에서도 석면먼지가 발생할 수 있다. 김정수 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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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메트로 지하철 2호선 석면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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