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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남부 고비사막 바얀자그 지역에 황토모래가 침식되고 있는 현장. 바람이 불면 훅 날아갈 것 같은 붉은 황토와 자갈만이 뒹구는 이곳은 1980년대 후반까지 고비사막에서 가장 큰 삭사울나무 숲이었다. 그러나 사막화가 진행되면서 황토가 날아가 사방 1m 안에 무릎높이 삭사울나무가 한두 그루 남았을 뿐이다. 최근 강 684곳, 지류 1484곳, 호수 760곳이 말라버릴 정도로 몽골의 사막화가 심각해져 올봄 황사 피해가 극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얀자그(몽골)/탁기형 선임기자 kht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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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사 발원지’ 고비사막을 가다
1년새 최대 300m 이동…인근 초지·호수 급속 사라져
모래언덕이 조용히, 그러나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한겨레> 취재진은 지난달 26일부터 일주일 동안 환경부·시민정보미디어센터와 주요 황사 발원지 고비사막을 횡단했다. 움직이는 모래언덕과 바닥을 드러낸 호수들이 즐비했다. 어느 해보다 드센 ‘황사 습격’ 우려가 헛걱정이 아님을 보여주는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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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후반까지 고비사막에서 가장 큰 삭사울나무 숲이었던 몽골 남부 바얀자그 지역이 황토모래가 침식돼 붉은 황토와 자갈로 덮였다. 몽골의 사막화는 최근 5년간 강 684곳, 지류 1484곳, 호수 760곳이 말라버릴 정도로 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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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비사막 남부의 멀츠크엘스 지역에 설치된 모래유실 방지 시범사업장. 북서풍을 타고 동남쪽으로 움직이는 모래의 이동 속도를 줄여주는 구실을 하는 20㎝ 높이의 돌들이 1년 만에 거의 파묻혀 끝부분만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멀츠크엘스/탁기형 선임기자 kht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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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비사막 남부 멀츠크엘스 지역에 있는 모래언덕. 바람에 의해 1년에 20cm 정도 움직인다. 멀츠크엘스/탁기형 선임기자 kht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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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에서 내려다 본 고비사막의 말라버린 호수 모습. 몽골에서는 최근 몇년간 급속도로 강과 호수가 말라붙어 국토의 40%가 사막화하고 있다. 달란자드가드/탁기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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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얀자그 인근의 오문고비도 만들어버군에 있는 ‘울란호수’는 아예 바닥을 드러냈다. 울란호수는 고비지역에서 가장 큰 호수로, 한때 수심이 에 이를 정도로 수량이 풍부했다. 2000년 이후 완전히 말라, 지금은 붉은 진흙바닥이 커다란 초콜릿 덩어리처럼 쩍쩍 갈라진 채 굳어가고 있었다. 물이 마르면서 초지도 함께 사라졌다. 방목이 어려워진 주민들은 마을을 떠나기 시작했다. 자미앙허를(44) 만들어버군 군수는 “3천여명에 이르던 군민이 10년새 1천명이나 줄었다”고 했다. 물도 없는 호숫가 마을의 바트후(70) 이장은 “한때 이 근처에서 사람들이 낙타 1만마리를 키우며 살았다”며, 거짓말 같은 사진 두 장을 보여줬다. 1965년도에 찍었다는 사진 속 울란호수에는 억새처럼 생긴 수생식물이 키높이로 무성했다. 몽골 자연환경부 조사 결과, 최근 5년 동안 강 684곳과 그 지류 1484곳, 호수 760곳이 사라졌다. 이런 사막화 현상은 1년에 수십일씩을 황사와 싸워야 하는 몽골주민들에게는 고통 그 자체다. 우부르항가이도 바룽바얀울란군 뱜브도루츠 군수는 “주민들이 1~2년마다 이사를 하면서 살아야 해 힘이 든다”고 하소연했다. 하울른벡 박사는 “주민들이 계속 이동해야 하는 처지에 몰린 마을이 몽골 전국에 군단위로 195곳이나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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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량의 절대 부족과 가축의 증가로 사막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몽골의 달란자드가드에서 한 주민이 강한 바람으로 일어난 먼지 속으로 오토바이를 운전하고 있다. 달란자드가드/탁기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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