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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지성 호우가 온종일 내린 지난 10일 한강 상류 지역에서의 국지성 호우로 누렇게 변한 서울 송파구 한강시민공원 앞의 한강물과 파란 하늘이 대조를 이루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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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일용노동자·농민 등 한숨
“이달 들어 나흘 일했습니다. 정말 미칠 지경입니다. 그렇다고 누굴 원망하겠습니까?” 경기 성남에 사는 건설일용노동자 정한영(42)씨는 하늘만 보면 화가 치민다고 했다. 그나마 일한 나흘도 비 때문에 하루는 ‘0.3일’, 또 하루는 ‘0.5일’만 계산돼 정씨가 일당을 받은 날은 사흘이 채 안 된다. 그는 “출근하는 새벽 4시30분께는 비가 오지 않다가, 일하는 도중 갑자기 폭우가 쏟아져 오전 10시, 낮 12시에 일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일당 6만~10만원을 버는 정씨는 다음달 말 추석을 어떻게 지낼 지 걱정이다. 건설업계 관례상 두달 뒤 임금을 주는데, 7~8월 비 때문에 거의 일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씨의 긴 한숨과 상관없이 하늘에는 여전히 검은 구름이 가득하다. 경기도에는 8월 들어 12일 중 11일 동안 비가 왔다. 최명선 건설산업노조연맹 정책부장은 “전국에 걸쳐 비 때문에 건설일용노동자들의 걱정이 태산”이라고 말했다. 시도때도 없이 내리는 비 탓에 농민들도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 벼이삭이 나와 농약을 쳐야 할 요즘, 비는 농민들에게 무시무시한 ‘적’이다. 정광찬 농림부 총무과 관리관은 “농약을 뿌리고 8시간 안에 비가 오면 효력이 절반밖에 미치지 않는 등 농약을 주는데 날씨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일기예보를 묻는 농민들의 민원전화가 하루 200~300통씩 걸려온다”고 말했다. 한해 한차례 밤하늘에서 펼쳐지는 ‘유성우’도 올해는 볼 수 없게 됐다. 애초 12일부터 14일 새벽까지 시간당 많게는 100개의 별똥별이 쏟아질 것으로 예측됐으나, 날씨 탓에 보기가 힘들어졌다. 이임승(32·인천 계양구 장기동)씨는 “초등학교 딸 아이 방학을 맞아 큰 마음 먹고 유성우를 보기로 계획해 예약까지 했는데 비 때문에 무산됐다”며 “아이가 상심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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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중 비온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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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전염병관리팀은 상황에 따라 지역에 살충·살균제 등을 보내기 위해 비상근무를 하고 있다. 피서지 숙박업소들과 음식점들, 음료 및 아이크림 업계, 인삼·건강식품 업계도 때아닌 ‘된서리’를 맞았다. 김소연 노현웅 기자 dandy@hani.co.kr, 이재휘 인턴기자(고려대 경영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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