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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지바현 지바시 이나게 제2소학교의 비오톱(생물서식공간) ‘생명의 숲’. 지하 샘에서 물을 뽑아 올려 30m 남짓의 냇물을 만들었다. 샘과 냇물 끝에 모터가 돌고, 냇가에 자연의 집, 소나무 다리, 버섯 재배지, 무논 등이 들어서 있다. 사진/생명의 숲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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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숲’ 모범, 일본 지바시 이나게 제2소학교를 가다
학생 의견 물어 생태공간 조성, 환경교육 자연스럽게 이끌어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굉장히 세심하게 만들었네요.” 지난 3일 일본 치바현 치바시 이나게 제2소학교(초등학교)를 찾은 시민단체 ‘생명의 숲’의 학교숲 위원회 전문가들은 이 학교 소생물서식공간(비오톱)인 ‘이노치노 모리(생명의 숲)’를 보고 이렇게 입을 모았다. 이나게 제2소학교의 학교 정문 맞은 쪽에는 샘과 냇물을 중심으로 약 350㎡(105평) 규모의 비오톱이 꾸며져 있다. 학교와 지역 환경단체 ‘그룹 2000’이 지난 2001년 함께 만든 것이다. 우물로 물을 끌어올려 냇물을 만들었고, 냇물에는 갖가지 수생식물과 어류가 산다. 초여름에는 반딧불이가 날고, 겨울 무논에는 새들이 찾아온다. 아이들 다니기에 맞춤인 숲길이 냇물을 따라 나 있다. 아이들이 만든 다리 대여섯 개도 놓여 있다. 어른 눈에는 작아 보이지만, 이 학교 초등학생 240명에겐 결코 작지 않은 생태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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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게 제2소학교 ‘생명의 숲’의 연중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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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기간에 확산을 이룬 데 견줘, 일본 같은 탄탄한 지역 연계나 숲을 활용한 교육 프로그램 등은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본 환경교육을 연구하러 도쿄학예대학에 유학 온 오창길(39) 인천 함박초교 교사는 “자기 돈까지 들여 지역 환경을 바꾸려는 사람이 많아 놀랐다”며 “작은 비오톱을 만들 때도 아이들의 참여와 현장 활용성을 중시하는 점이 눈길을 끈다”고 말했다. 치바(일본)/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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