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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10.12 18:56 수정 : 2008.10.12 19:34

지구촌 환경

UNEP 사무총장, 자연 모방 100대 프로젝트 발표

고산식물의 털에서 자외선 차단크림을 개발하고 고래 지느러미에서 풍력 터빈 날개의 설계 아이디어를 얻는다.

아킴 슈타이너 유엔환경계획(UNEP) 사무총장은 지난 7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총회 자리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자연 모방 100대 프로젝트’를 발표했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이 프로젝트는 자연 속에서 모방이 이뤄지고 있거나 그럴 가능성이 있는 가장 유망한 기술 2100가지를 집대성한 것이다.

고산식물인 솜다리(에델바이스)의 꽃과 잎에는 보송보송한 털이 나 있는데 이것이 식물세포를 바람과 추위뿐 아니라 해로운 자외선으로부터 지켜주는 구실을 한다. 따라서 이 털을 화학적으로 모방해 성능 좋은 햇빛차단제를 개발할 수 있다.

기업들은 이미 바람속도가 낮더라도 풍력발전기 터빈을 돌아가게 하는데, 혹등고래의 꼬리지느러미 모양을 참고하고 있다. 연잎은 물에 젖지 않는 표면을 지니고 있는데, 유럽에선 이를 모방한 지붕 타일이 이미 건물 30만채에 설치돼 있다. 아직 상용화는 멀었지만 자연의 놀라운 ‘기술력’이 돋보이는 사례는 무궁무진하다.

공작 수컷의 화려한 깃털은 염료를 쓰지 않는 컬러 코팅의 모델이고, 비가 오지 않는 나미브사막에서 팔다리를 벌려 안개에서 물기를 얻는 사막 딱정벌레로부터 냉각탑에서 수증기를 회수하는 장치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혹등고래는 1t에 가까운 거대한 심장으로 욕조 6개 분량의 혈액을 사람보다 4500배나 긴 혈관으로 뿜어낸다. 과학자들은 고래가 두툼한 지방층에 둘러싸인 심장에서 분당 3~4회의 느린 박동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는지를 조사한 결과 전기 신호를 전달하는 극히 미세한 끈 구조가 있음을 발견했다. 이를 이용하면 배터리를 단 인공심장박동기를 달지 않아도 될 날이 올 것으로 기대된다.

자연을 모방한 가장 대표적인 상품은 의류 등을 손쉽게 붙였다 떼었다 하는 벨크로(일명 찍찍이)로, 스위스의 과학자가 애견의 털에 들러붙는 식물의 열매 구조에서 힌트를 얻었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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