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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레일리아 북부의 육식 개미가 어린 자이언트 두꺼비를 공격하고 있다. 곳에 따라 두꺼비의 90%를 토종 개미가 잡아먹었다. 사진제공 시드니 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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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정벌레 잡으라고 수입했더니 생태계 무법자
동종 포식·한낮 활동 버릇 탓에 꼼짝없이 당해
외래종 독 두꺼비로 인한 생태계 교란에 몸살을 앓던 오스트레일리아에 토종 개미가 새로운 희망으로 떠올랐다.
릭 샤인 시드니 대 교수는 최근 학술지 <기능 생태학>에 실린 논문을 통해 토종의 육식 개미가 남미산 자이언트 두꺼비의 새로운 천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1935년 사탕수수의 딱정벌레를 퇴치하기 위해 남미에서 들여온 자이언트 두꺼비는 강력한 독을 무기로 급속히 불어나 오스트레일리아에 생태 재앙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세계 최악의 외래종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이 두꺼비는 오스트레일리아의 열대·아열대 지역은 물론 건조지역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그 면적은 100만㎢를 넘는다. 장기적으로는 이 나라의 인구와 생물다양성이 밀집한 해안의 4분의 3을 점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연구진은 어떤 동물도 피하는 두꺼비를 토종 육식 개미가 즐겨 잡아먹는 사실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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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5년 사탕수수 농장의 해충을 제거하기 위해 도입한 자이언트 두꺼비. 강력한 독을 지녀 포식자가 없는 상태에서 토종 개구리와 두꺼비 등을 닥치는 대로 잡아먹는 사상 최악의 외래종 가운데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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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레일리아 북부의 육식 개미는 한 낮 물가가 활동영역이다. 이들은 어린 두꺼비를 곳에 따라 90%까지 잡아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이언트 두꺼비는 독이 있는 다른 동물과 마찬가지로 포식자를 만나면 꼼짝 않고 포식자가 위험을 깨닫아 물러나길 기다린다. 포식 개미가 없는 곳에서 진화하면서 얻은 이런 습성은 육식 개미에게 손쉬운 사냥 기회를 제공했다. 한낮 물가에서 활동하는 토종 개구리도 있지만 육식 개미가 근처에 얼씬거리기만 해도 혼비백산 도망친다. 샤인 교수는 “육식 개미가 독두꺼비를 퇴치하는 친환경적이고 위험이 적은 해결책이 될 수 있다”며 “그렇지만 독 두꺼비를 도입했던 사례가 보여주듯이 천적을 이용한 생물조절은 아주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 조홍섭 기자의 ‘물·바람·숲’ 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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