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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 크로퍼드 기상청 기상선진화추진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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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 크로퍼드 기상선진화추진단장 인터뷰
“어떤 컴퓨터 시스템도 25cm로 예측하기 어려워”
“‘기상청의 히딩크’라는 말은 임기말에 들었으면”
기상청이 기상예보의 선진화를 위해서 지난해 영입한 캔 크로퍼드 기상선진화추진단장은 지난 8일 <한겨레>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번달 4일 내린 사상 최대 폭설에 대해 오보가 아니라 과학에 기초한 합리적 예보라고 말했다. 크로퍼드 단장은 “기상청은 3일부터 4일 10㎝이상 눈이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는데 이는 모범적인 예보”라며 “현재의 시스템과 어떤 국가 기상청도 25㎝를 예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강수량의 양적인 문제는 기상예보를 해온 50년 동안 가장 고민했던 문제”라며 “이는 컴퓨터의 문제보다 정확한 데이터의 문제”라고 데이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 지난 4일 서울에 내린 사상최악의 폭설을 예측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먼저 4일 적설량의 수치를 틀리게 예보한 부분이 있다는 것에 동의한다. 그러나 나는 언론이나 비판하는 사람들과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날 눈은 12월 28일부터 예보된 상태다. 이는 이미 일주일 전에 예보된 매우 좋은 경보였다. 믿건 안믿건 기상청의 예보는 과학에 기초한 합리적인 예보였다.”
- 하지만 10cm 이상이라고 예보했어도 25㎝가 와 오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기상과학이라는 것은 인간이 측정한 여러 사실에 기초한 순수한 예보에 인간의 해석을 보태는 것이다. 유럽이나 미국, 일본의 어떤 가장 좋은 기상컴퓨터가 서울의 4일 예보를 예측 하더라도 25cm를 맞추기는 어려운 일이다.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예보적 기준에 그런 (많은) 양의 눈을 맞추는 것은 없다. 현재 가능한 수준의 적설량 예상 해상도는 아무리 정밀하게 잡더라도 ±2∼4㎝다.”
- 미국에서도 이처럼 기상청에 대해 비판을 하는 경우가 있나?
“내 고향인 미국 오클라마호에 지난해 크리스마스 전날에 눈보라가 몰아쳤다. 미국 기상청은 12시간 전에 10~20cm의 눈이 온다고 예보했다. 그런데 막상 34㎝가량이 왔다. 하지만 미국의 어떤 미디어도 ‘10~20㎝라고 예보했다’고 비판하지 않았다.
한국 기상청의 예보는 기상과학 입장에서보면 아주 모범적인 것이었다. 그러나 누구도 한국사람은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눈이 15㎝나 오면서 출퇴근, 학교, 청소, 항공 등의 복잡한 문제가 발생했다. 이런 문제 제기는 기상과학이 시민들의 높은 기대수준에 맞춰 얼마나 정확한 예보를 해야하는지 다시 한번 깨닫게 하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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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 크로퍼드 기상청 기상선진화추진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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