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0.12.04 09:59 수정 : 2010.12.04 11:27
경천대에 올라 내 머무는 곳을 바라보며
경천대에 올라 내 머무는 곳을 바라본다.파랗게 보리 물오르는 봄날 처음 이곳을 올랐고들판에 누렇게 벼 나락 익을 때 다시 이곳을 지나쳤다.
그리고 그해 가을 저 강 건너 회상마을에10년이나 묵어있던 흙집에 세들었다.무슨 예감이 있어 이곳에 터 잡았을까?
이곳에서 물그림자 아름다운 경천대 이야기를강물이 조리질해서 올린 비옥한 회상 들녘의 노래를희망이라는 이름을 섞어 목이 아프도록 불렀다.
하지만 날마다 지워져 가는 모래톱 이야기를날마다 모래 자갈 덮여가는 슬픈 들녘의 노래를이제는 목이 메 부를 수가 없다.
내가 왜 문득 이곳에서 걸음을 멈추고희망을 이야기하고 싶어졌는지도 생각나지 않는다.다만 목구멍까지 숨 막히게 차오르는 웅얼거림어찌 이곳을 흩트리려 합니까? 글·사진·영상 지율스님 cafe.daum.net/chorok9
생명운동가인 지율스님이 4대강 공사로 파괴되는 낙동강의 모습을 담은 사진과 영상을 보내와 ‘강가의 노래’라는 제목으로 10여회 연재합니다. 지율스님과 이름없이 노래하는 이들은 마애습지, 회룡포, 내성천, 을쑥도 등 낙동강 공사 현장을 찾아 고통받는 강을 위로하는 노래를 부릅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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