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8일 서울 강동구 고덕동에 사는 김형숙씨가 자신의 집 베란다에 조성한 상자 텃밭에서 농작물을 다듬고 있다. 김씨의 집에선 먹고 남은 음식물을 지렁이를 활용해 거름으로 만들어 텃밭에 뿌린다. 이종찬 선임기자 rhee@hani.co.kr
|
남은 음식 퇴비로 활용…친환경 의식 자라
서울 강동구 ‘도시텃밭’ 접수 5분만에 마감
농사법 교육도…경기·대전 등서 도입 계획
버리는 음식물 해법은 없는가
③음식물쓰레기 근본 처방은
전통적으로 음식물은 생태계 순환의 중심고리였다. 인간이 버린 음식물은 논밭에 거름으로 뿌려졌다. 도시화가 생태적 순환의 원형을 파괴했을 따름이다. 최근 들어 도시에서도 생태적 고리가 다시 연결되고 있다. 바로 ‘도시농부’들 때문이다.
서울 강동구 고덕동의 아파트에 사는 김형숙(55)씨는 지난 28일 아침밥을 먹고 남은 음식물을 파란 플라스틱 통에 담았다. 김씨는 “주로 남은 야채와 과일껍질 등을 버린다”고 말했다. 통에는 흙이 담겨 있고, 흙속에는 지렁이 20여마리가 산다. 지렁이들은 남은 음식물을 먹고 똥을 싼다. 김씨는 이를 거름과 분갈이 흙으로 사용한다.
향긋한 미나리향이 코를 찌르는 베란다에서 김씨는 미나리와 상추, 배추, 갓 등을 기른다. 화훼 상자만 15개가 넘는다. “후미진 곳에 버려진 식물이라도 집에 가져와 꽂으면 다시 살더라고요. 생명을 살리는 기분에 희망이 솟았죠.”
도시농부는 지렁이와도 같다. 도시에 버려지는 음식물을 없애는 청소부이기 때문이다. 김씨도 2007년 호기심에 ‘베란다 농사’를 시작했다가 지난해에는 도시 텃밭에서 본격적인 농사짓기에 나섰다. 봄·여름·가을엔 일주일에 한두 번 텃밭에 나가 배추와 무를 길렀다. 지렁이가 생산한 분변토를 거름 삼았고, 남은 음식물 배출량은 3분의 1이 줄었다.
강동구는 지난해부터 도시농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둔촌동의 자투리땅을 ‘도시 텃밭’으로 개조해 226가구에 연회비 5만원을 받고 16㎡씩을 분양했다. 인터넷 접수 5분 만에 동이 날 정도로 관심은 폭발적이었다. 김씨 같은 도시농부들은 주말에 남은 음식물을 가지고 텃밭에 나왔다. 강동구 관계자는 “음식물을 가져오면 석회를 넣어 발효시켜 퇴비로 만들어준다”며 “쓰레기로 버려지는 낙엽도 퇴비화해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
음식물쓰레기 줄이는 생활습관
|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