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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가스 오해와 진실
지구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2009년 기준으로 387ppm이다. 전체 공기 100만개 가운데 이산화탄소가 387개 있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가 쉽다. 온실가스에 대한 궁금증을 모아봤다.-지금이 간빙기여서 따뜻해지는 거라는 주장도 있다.
“남극 빙하에서 채취한 얼음 시료의 기포를 분석해보면 수십만년 전의 대기 상태를 알 수 있다. 지구는 약 10만년 주기로 빙하기와 간빙기를 겪었다. 이산화탄소 농도도 이와 함께 등락을 거듭했다. 빙하기 때 이산화탄소의 평균 농도는 190ppm이었던 반면 간빙기엔 280ppm이었다. 그런데 현재는 간빙기보다 100ppm이 높다. 인간이 화석연료를 사용해 이산화탄소 농도를 급격히 끌어올린 것이다.”
-중국에서 건너온 고농도의 온실가스 대기가 한반도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치나?
“편서풍을 타고 온 중국 공기가 한반도 대기의 온실가스 농도 상승에 어느 정도 기여한다. 하지만 이것은 그 자체로 중요한 이슈가 아니다. 고속버스 안에서 사람이 머리가 아프다고 느낄 때 이산화탄소 농도가 2000ppm 정도다. 자연 상태에선 그 정도까지 올라가지 않기 때문에 고농도의 온실가스는 인간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대신 전지구적으로 확산돼 기후시스템을 교란시키고, 기후변화를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아마존강의 열대우림이 벌목으로 사라지면 더 큰 재난이 온다는데?
“맞다. 아마존강이 있는 브라질의 경우, 생물권이 한 해 흡수하는 이산화탄소는 310테라그램(Tg)이다. 하지만 이 지역에서 주민들이 농경지를 확보하려고 산불을 내서 문제가 되고 있다. 이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791테라그램으로, 생물권이 흡수하는 양의 두 배가 넘는다. 화석연료 배출량 362테라그램까지 계산하면, 브라질의 이산화탄소 순배출량은 843테라그램으로, 오히려 세계에서 5번째로 많다. 아마존의 밀림이 아무리 이산화탄소를 흡수해봐야 소용이 없는 거다.”
-온실가스 농도의 계절적 차이가 있나?
“일반적으로 전지구의 온실가스 농도는 여름에 낮고 겨울에 높다. 인구가 많은 북반구의 겨울 추위 때문에 화석연료 사용량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계절에 따른 기압 배치도 영향을 준다. 한겨울 수도권에 가까운 충남 태안 기후변화감시센터의 온실가스 농도는 제주도에 있는 고산 센터보다 낮게 나타난다. 북서풍의 영향으로 청정한 시베리아 공기가 유입되기 때문이다.”
-이산화탄소가 많아지면 오히려 식물이 흡수할 양이 많아져 광합성을 하기에 좋은 것 아닌가?
“지난 세기 이산화탄소 농도가 급격히 상승한 데 견줘 전지구 온도의 상승폭은 그만큼 가파르지 않았다. 산업화로 부쩍 많아진 이산화탄소를 숲과 밀림 등 생물권이 활발하게 흡수했기 때문이다. 이를 ‘비료 효과’라고 부른다. 하지만 1990년 이후 이런 완충작용은 더이상 나타나지 않고 있다.” 남종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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