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2.10.31 20:27
수정 : 2012.10.31 21:24
지난 4월 서울대공원서 태어나
8월부터 자연 적응 훈련 받아
1980년대 이후 사라진 것으로 알려진 토종여우가 소백산에 살게 됐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관리공단은 31일 멸종위기 1급 동물인 여우 암·수 한 쌍을 경북 영주시 소백산 국립공원에 풀어놓았다고 밝혔다. 이들 여우는 지난 4월 서울대공원에서 서로 다른 북한산 여우 부모한테서 태어난 개체들로, 지난 8월부터 3개월 동안 자연적응 훈련을 받고 이날 산속에 방사됐다. 소백산은 가파르지 않은 구릉과 야산이 많고, 여우가 좋아하는 들쥐 등 설치류의 밀도가 높아 국립공원 가운데 최적의 여우 서식지로 꼽혔다.
소백산에서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할 여우들은 그동안 산 자락에 마련된 5000㎡(1500평) 규모의 자연적응 훈련장 두 곳에서 먹이 포획, 여우굴 생활, 대인·대물 기피 등을 훈련받아왔다.
여우는 주로 겨울에 교미를 해 50여일의 임신기간을 거쳐 봄에 3~6마리의 새끼를 낳으며, 1년 정도면 성체로 거의 다 자란다. 김성철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 연구원은 “여우는 들쥐나 꿩 등을 잡아먹지만 겁이 아주 많은 개과 동물로, 사람 등 상위 포식자를 몹시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토종여우가 멸종 위기를 벗어날 수 있도록 오는 2020년까지 소백산의 생존개체수를 50마리까지 늘리는 ‘한국 토종여우 복원사업’을 벌여갈 계획이다. 특히 소백산 여우가 근친교배로 도태되는 위험을 막기 위해 유전적으로 동일한 중국 동북부지역 여우 다섯쌍을 지난 19일 추가로 들여와 자연적응 훈련을 시킨 뒤 내년에 방사할 예정이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사진 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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