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3.01.13 20:04
수정 : 2013.01.13 20:04
먹이피라미드서 최고 포식자
전국 2000여마리 서식 추정
담비(사진)가 남한에서 호랑이를 대신해 멧돼지·고라니 등 포유류를 잡아먹으며 최고 포식자로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13일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인 담비를 4년 동안 추적 연구한 결과 담비가 최상위 포식자로 행동권이 넓어 ‘우산종’으로 생태계 보전에 활용할 가치가 큰 동물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우산종은 행동권이 넓고 먹이 피라미드의 정점에 있는 종으로, 우산종의 서식지를 보전할 경우 활동공간 안에 있는 다른 종들을 함께 보호해 생물 다양성을 유지할 수 있다. 미국 옐로스톤의 불곰, 인도와 러시아의 호랑이 등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환경과학원이 배설물을 통해 먹이를 분석해보니, 담비는 포유류 등 동물성과 열매 등 식물성을 절반씩 섭취하면서 사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멧돼지·고라니 등의 대형 포유류가 먹이의 8.5%를 차지해 담비 한 무리(3마리)가 연간 9마리를 사냥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전체 먹이의 6.2%가 꿀로, 곤충 중에는 꿀벌의 천적인 말벌(2.4%)만 먹었다. 암컷 성체는 2.3~2.5㎏, 수컷 성체는 3㎏ 정도이고. 몸길이는 몸체만 55㎝가량(꼬리 포함 1m 이상)이다. 주로 낮시간인 오전 6시~오후 7시에 능선부의 오솔길을 따라 활동해 등산객의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환경과학원은 분석했다.
환경과학원의 최태영 연구사는 “2009년부터 로드킬(동물이 도로에서 자동차에 치여 죽는 사고)이 관찰되고, 지난해 대구 시내에서 발견된 것 등으로 미뤄 개체수가 점차 복원되고 있는 중으로 지리산·속리산 등 전국에 모두 2000마리가량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사진 국립환경과학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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