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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3.08.08 19:17 수정 : 2013.08.09 08:53

일본 후쿠시마현 등에서 온 일본 청소년들과 한국 청소년 28명이 8일 오후 광주시청 앞에서 펼침막을 들고 원자력발전에서 벗어나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자고 호소하고 있다. 사진 광주환경운동연합 제공

에너지캠프 참여한 한·일 청소년들
‘원전 사고’ 후쿠시마 학생들도 참여
한국 학생들은 원전 위험성 깨달아
“원자력 줄이기 대책 필요” 한목소리

“절전합시다.” 8일 오후 광주광역시 충장로 우체국 앞에서 한국과 일본 청소년 28명이 시민들에게 부채 200여개를 나눠주기 시작했다. 이들은 한국어와 일본어로 ‘절전’을 호소하는 내용이 적힌 펼침막을 들고 “전력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오후 2시부터 5시에 전기를 아낍시다”라고 시민들에게 호소했다. 시민들은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강도 높은 절전을 통해 전력 부족을 극복해왔다는 점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이날 행사는 절전캠페인 시민단체협의회가 주최하고 광주환경운동연합과 에너지관리공단 광주전남지역본부가 주관해 진행됐다.

청소년들은 지난 5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전남 영광군 백수읍 한빛원전 인근 원불교 영산성지에서 ‘한·일 청소년 에너지캠프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원전 사고가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현을 비롯해 아키타현·야마가타현·미야기현 등지의 일본 중고교생 8명과 한국의 중고교생 20명이 참석했다.

일본 청소년들은 ‘나의 후쿠시마 이야기’라는 제목의 발표회에서 2011년 3월11일 발생한 원전 사고의 공포를 생생하게 들려줬다. 사고 현장에서 약 60㎞ 정도 떨어진 곳에 사는 구마다 아카리(18·여고3)는 누구보다 사고의 기억이 생생했다. “사고가 나기 전엔 원전의 위험성에 대해 잘 몰랐다. 그런데 실제 경험해 보니 무섭더라. 방사능은 눈에 보이지도 않고 냄새도 없지만 사람을 해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많은 사람들이 방사능을 피해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갔다”고 전했다.

두 나라 청소년들은 원전의 위험이 없는 미래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눴다. 일본 청소년들은 “한국을 비롯해 원전을 이용하는 나라의 국민들도 원전이 얼마나 무서운 줄 알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사고가 났을 때 대책이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끔찍한 원전 사고를 막기 위해선 원자력 발전 비중을 줄여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대표로 참가한 고교생 배소정(18)양은 “원전의 위험성에 대해 잘 몰랐는데, 일본 친구들의 경험담을 듣고 깜짝 놀랐다. 원전을 줄이려면 절전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번 캠프를 통해 한-일 청소년들이 서로 하나가 될 수 있어 기뻤다”고 말했다.

일본 청소년들은 일본에선 사라져버린 갯벌을 영광에서 경험하고 즐거워했다. 한국인과 결혼한 일본인인 오하라 쓰나키 광주환경운동연합 간사는 “후쿠시마현 청소년들이 원전 사고의 심리적 상처를 치유하는 시간이 됐고, 한국 청소년들도 원전에 대해 경각심을 갖게 된 행사였다”고 말했다.

광주환경운동연합은 8~9일 광주시청 1층 로비에서 세계피폭자 사진전도 열어 원전의 위험성을 알릴 계획이다.

광주/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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