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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17일 오전 서울 광화문 거리가 대표적 대기오염 물질인 고농도 초미세먼지에 휩싸여 시야가 부옇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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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와 환경] WHO 대기오염 피해 재평가
대기오염에 따른 건강 피해가 실제보다 크게 저평가돼 왔다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최근 발표로 실내외 대기오염 문제가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지난주 스위스 제네바에서 2012년 실내외 공기 오염이 원인이 된 질병으로 숨진 사람이 세계적으로 700만명에 이른다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 세계보건기구는 “세계의 사망자 8명 가운데 1명이 대기오염 때문에 숨졌다”고 밝혔다. 이 기구는 “새로 분석된 사망자 수가 지금까지 평가됐던 사망자 수의 두 배가 넘은 것은 공기 오염이 건강에 가장 큰 위협이 되는 환경 문제임을 확인해 준 것”이라고 짚었다. 대기오염에 따른 질환 사망자 규모가 이처럼 크게 늘어난 것은, 대기오염 노출이 건강에 끼치는 영향과 관련한 추가 증거 확보, 종합적인 노출반응 함수 적용 등을 통해 대기오염과 사망의 관계를 더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게 된 덕분이다. 이번 분석에는 최신 사망자 자료는 물론 인공위성 관측과 지상 모니터링 자료, 주요 대기오염원의 오염물질 배출 자료, 공기 중 오염물질 이동 모델링 등이 동원돼, 과거 분석에서 제외되던 농촌 지역과 뇌혈관·협심증 같은 질환이 추가됐다. 세계보건기구가 이번에 공개한 ‘2012년 실내외 대기오염으로 인한 질병 부담’ 보고서를 보면, 실외 공기 오염보다는 실내 공기 오염에 따른 건강 피해가 상대적으로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가정에서 난방과 조리를 하려고 화석연료를 태우는 과정에서 비롯되는 실내 공기 오염에 따른 사망자는 430만명으로, 공장과 발전소 등의 산업 시설 가동, 자동차와 선박 등의 교통수단 운행 과정에서 비롯되는 실외 대기 오염에 따른 사망자 370만명보다 60만명가량 많았다. 이번 발표가 나오기 전까지는 실내 공기 오염과 실외 공기 오염에 따른 사망자가 각각 200만명과 130만명으로 추산됐다. 2012년 보고서에서 추산한 사망자 800만명 가운데 실내외 오염에 모두 노출돼 중복 계산된 100만여명을 빼면 실제 사망자는 700만명으로 집계된다. 이 사망자 숫자는 세계보건기구가 수질오염으로 숨진다고 추정해 온 사망자 수(180만여명)의 4배에 가깝다. 대기오염은 수질오염이 따라올 수 없는 ‘지구촌 최악의 집단 살인자’임을 말해준다. 세계보건기구의 ‘공중보건·환경·건강의 사회적 결정 요인’ 조정관인 카를로스 도라 박사는 “과도한 공기 오염은 종종 교통, 에너지, 산업과 폐기물 관리 같은 분야에서 시행되고 있는 지속가능하지 않은 정책의 부산물”이라며 “건강을 고려한 정책이 장기적으로 기후변화 대응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의료 비용도 줄일 수 있어 더 경제적”이라고 말했다. 2012년에만 700만명 생명 앗아가과거 추정치보다 2배 이상 많고
수질오염 따른 사망자수의 4배 미세먼지 빈발 한국도 남 일 아냐
“고농도 스모그 대책 거의 없어
차량부제·배출원 통제 검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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