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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9월15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생물다양성에 관한 세계적 시각’ 시민포럼 프로그램에 참석한 사람들이 동료 참석자의 발언을 듣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생물다양성 문제에 대한 세계시민의 의견을 모으기 위해 25개 나라에서 같은 형식으로 동시에 진행됐다. 크리에이티브 코먼스(Peter Illiciev)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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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6일 50여국 동시 세계시민포럼
연말 파리서 열리는 기후회의 앞두고
새 기후체제 협상에 영향력 끼치려
나라별 시민대표 100명씩 무작위 선발
토론뒤 의견 모으는 ‘숙의형 공론조사’
한국부터 시간차 두고 인터넷 공개
각국 세계시민 의식수준 비교될듯
올해 말 프랑스 파리에서 열릴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1)의 협상 테이블에는 지구를 기후변화에서 구하기 위해 각 나라가 감당해야 할 몫을 결정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가 놓인다. 과제 해결은 낙관하기 어렵다. 국익으로 포장된 산업계 이익 방어가 최우선인 각국 대표단의 협상 기준이 갑자기 바뀔 일은 없기 때문이다. 국경선을 넘어선 지구 전체를 위한 목소리는 언제나 환경단체들이 모여 있는, 회의장 밖에서 그것도 작은 목소리로 들려올 뿐이다. 지구만 생각한다면 빤히 보이는 해답을 두고도 회의가 반복돼온 이유다.
6월6일 세계의 평균적 시민의 여론을 모아 파리 기후회의에 반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 범세계적 ‘숙의형 공론조사’ 방식 시민 참여 프로그램이 세계 각지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덴마크의 비영리 공익법인인 ‘덴마크 기술 재단 위원회’가 유엔기후변화협약 사무국과 올해 기후회의 주최국인 프랑스의 국가공공논쟁위원회 등과 협력해 기획한 ‘기후와 에너지에 관한 세계적 시각’ 시민포럼이 그것이다.
‘숙의형 공론조사’란 어떤 주제에 대해 피조사자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주고 서로 토의하게 해서 심사숙고한 의견을 모으는 것이다. 피조사자들이 잘 알든 모르든 바로 의견을 표시해야 하는 통상적 여론조사와는 차이가 크다. 영국의 연금제도 개혁, 일본의 국가에너지전략 수립 과정 등 국외 여러 나라에서 활용됐다. 우리나라에서도 유전자조작식품(GMO) 관리 문제에 이어 지난달 사용후핵연료 공론화위원회가 사용후핵연료 처리 방안을 수립하려고 시도한 바 있다.
이런 숙의형 공론조사가 국경을 넘어 세계 차원에서 시도된 사례는 드물다. 가톨릭대학교 과학기술민주주의연구센터 이영희 교수(사회학과)는 “이번 조사는 세계 50개국 이상이 동시에 참여한다”며 “지구 공동의 초국가적 문제에 대한 숙의형 여론조사로는 사상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덴마크 기술 재단 위원회는 2009년에 지구온난화, 2012년에 생물다양성을 주제로 비슷한 조사를 벌였는데, 이때는 각각 38개 나라와 25개 나라가 참여하는 데 그쳤다.
이번 프로그램에는 참가국별로 인구통계적 대표성을 고려해 무작위 선발된 만 18살 이상 시민 100명이 참여한다. 이들은 6월6일 한 장소에 모여 하루 동안 ‘기후변화와 에너지’ 문제와 관련된 다섯개 소주제를 논의하고 설문에 응답하게 된다.
2009년과 2012년 프로그램에는 불참한 한국도 이번에는 참여할 예정이다. 가톨릭대 과학기술민주주의연구센터가 덴마크 기술 재단 위원회의 한국 쪽 파트너가 돼 한국 행사를 주관한다. 행사는 서울시 후원을 받아 서울시 신청사 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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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데자네이루 시민포럼 전체 행사장 모습. 크리에이티브 코먼스(Peter Illiciev)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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