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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 미세먼지팀 연구원들이 24일 오후 4시 서울 대방동 기상청 8층 환경·기상 통합예보실에서 한 시간 뒤 발표할 25일 전국의 미세먼지와 오존 예보 등급을 결정하기 위한 회의를 하고 있다. 왼쪽 앞에서부터 시계 방향으로 신동호 예보관, 이대균 예보관, 구본양 연구사, 남기표 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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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기상 통합예보실 사람들
지난 24일 아침 7시30분 서울 동작구 대방동 기상청 8층 환경·기상 통합예보실. 전날 저녁 8시부터 밤샘근무를 한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 미세먼지팀의 유정아·반수진 예보관과 막 출근한 이대균·신동호 예보관이 사무실 구석 테이블에서 업무 인수인계를 위한 회의를 시작했다. 밤사이 예보 상황 변화에 대한 브리핑에 이어 중국 만주 지역에서 23일 오후 관측된 황사를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는 점 등이 전달됐다.
미세먼지팀의 예보 담당 연구원 8명은 통합예보실에서 2인1조가 돼 하루 12시간씩 주야로 교대근무하며 매일 새벽 5시부터 6시간 간격으로 네 차례 미세먼지(PM10)와 초미세먼지(PM2.5) 농도 예보를 내놓는다. 지난 15일부터는 예보 물질에 오존이 추가됐다.
이들이 ‘좋음’ ‘보통’ ‘나쁨’ ‘매우 나쁨’ 등으로 제시하는 미세먼지 예보의 적중률은 2013년 말까지 평균 70%에 머물다 지난해는 83%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때의 적중률은 지난해 57%에 그쳤다. 정작 예보가 꼭 필요할 때 두 번에 한 번꼴로 오보를 낸 셈이다. 하지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이들의 고충도 적지 않다.
수도권 시범실시 뒤 지난해 전국 확대연구원 8명 2인1조 하루 4차례 예보
모델·자료 한계에 예보 경험 부족 탓
미세먼지 심할 땐 둘 중 한번은 오보
고농도 해소 시점 예측 가장 어려워
“앙상블 모델 활용되면 정확도 증대” 미세먼지 예보에는 대기 모델링 자료와 관측 자료, 예보자의 세 요소가 필요하다. 2010년 예보제 시행을 위한 연구 단계부터 참여한 이대균 예보관은 “미세먼지 예보의 질은 세 요소 가운데 가장 부족한 요소에 의해 결정된다”고 말했다. 풍부한 자료도 해석할 능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고, 아무리 경험 많은 예보자도 정확한 자료 없이 제대로 예보를 내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연구원 3명이 2013년 8월 인천의 환경과학원 사무실에서 수도권 대상 시범예보를 시작한 때부터 치면 3년차에 접어들었지만 예보의 세 요소 가운데 어느 하나도 썩 만족스럽지는 못하다. 고농도 미세먼지가 국내 배출원에 중국 쪽 배출원의 영향이 겹쳐 발생하는 경우가 많지만, 대기 모델의 기초가 되는 중국 쪽 배출량 입력 자료로는 지금도 시범예보 때와 마찬가지로 2010년 기준 자료를 사용하고 있다. 예보자들에게 초미세먼지 실황을 알려주는 자동측정기가 지역적으로 편재해 있는 것도 문제다. 서울의 경우 25개 자치구에 모두 초미세먼지 자동측정기가 설치돼 있는 반면, 면적이 서울시의 30배인 경북 지역에 설치돼 있는 자동측정기는 두 대뿐인 실정이다. 이 예보관은 “나름대로 준비를 했지만 경험 부족으로 국민들의 기대치에 모자란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는 만큼 좀 더 기다려줬으면 하는 생각도 없지 않다”며 부정확한 예보에 쏟아진 비판에 서운함을 나타내면서도 “잘못된 원인을 분석해 정확도를 높이도록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미세먼지 예보자들이 가장 애를 먹는 것은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한 이후에 사라지는 시점을 예측하는 것이다. 미세먼지를 사라지게 만드는 바람의 강도 예측은 기상청에서도 특히 어려워하는 분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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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팀 신동호 예보관이 24일 오후 대기질 예보회의 시작에 앞서 모니터로 대기질 모델링 자료와 위성사진 등을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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