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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고기 없는 월요일’ 자원봉사자들이 지난달 2일 오후 폴 매카트니 내한 공연이 열린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관람객들을 상대로 ‘고기 없는 월요일’ 참여를 권유하고 있다. ‘한국 고기 없는 월요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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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 없는 월요일’ 이끄는 이현주 대표
2009년 12월 덴마크 코펜하겐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회의’ 개막 나흘 전 벨기에 브뤼셀 유럽의회에서 열린 지구온난화 토론회장에서 비틀스 멤버인 폴 매카트니가 세계를 상대로 ‘고기 없는 월요일’을 제안했다. 그는 이미 6개월 전 자신의 두 딸과 함께 공식 웹사이트(www.meatfreemondays.com)를 열고 캠페인을 시작한 터였다. 반드시 월요일이 아니라도 일주일에 한 번은 고기를 먹는 대신 채식을 통해 지구 환경을 지키는 데 참여하자는 것이 이 캠페인의 취지다.
육식이 지구 환경에 끼치는 부작용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온실가스 배출에 의한 기후변화 가속화, 산림이 목초지와 사료 생산 농지로 전용되는 데 따른 숲 파괴, 식량과 물 부족, 수질 오염 등이 대표적이다. 과학자들은 쇠고기 생산에는 같은 칼로리의 곡물을 생산하는 것에 비해 10배 이상 많은 온실가스와 160배 넓은 토지를 필요로 한다고 보고하고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축산 부문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지구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14.5%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한다.
인천 부평에서 채식한방 한약국을 운영하면서 채식을 확산시킬 새로운 운동 방법을 고민하던 이현주(47·기린한약국 대표) 한약사는 매카트니의 이런 제안에 무릎을 쳤다. “채식을 알리려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강의도 많이 했는데, 공장식 축산 동영상 같은 것을 보고 채식에 공감했던 사람들도 1~2년 있다 보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 있는 거예요. 본능인 먹는 문제를 운동으로 푼다는 게 참 어렵구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을 무렵 폴 매카트니의 기사를 보았죠. 아, 저런 식으로 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느낌이 오더군요.”
폴 매카트니 제안 계기로 운동 시작칸쿤 기후회의까지 나가 홍보 열성
영국에서도 강연 초청 등 활동 주목
“지구환경 악화 빈민 고통 연결 끊기
일주일 하루 고기 안 먹기서 시작을” 그렇게 그가 한국에서 고기 없는 월요일 운동을 시작한 지 올해로 6년째다. 매카트니가 이끄는 영국의 고기 없는 월요일 그룹과 연락하고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재작년까지는 각 나라에서 모두 독자적으로 했어요. 전세계 고기 없는 월요일 그룹의 연결은 작년에 처음으로 이뤄졌어요. 그전까지는 서로 어떤 나라에서 어떻게 하는지 모르고 있다가 지난해 확인해보고 세계 36개 나라에서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을 알게 됐던 거죠.” 이 한약사는 ‘한국 고기 없는 월요일’ 대표로 불리고 있지만 고기 없는 월요일은 조직을 갖춘 단체라기보다 하나의 운동에 가깝다. 일반 환경단체와 달리 회원을 관리하지도 않고 회비도 없다. 가끔 중요한 이벤트가 있을 때 함께하는 자원봉사자들이 있을 뿐이다. 채식을 주제로 한 강연장에서 안내 자료를 나눠주는 일뿐 아니라 운동을 홍보하는 웹사이트(www.meatfreemonday.co.kr)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관리 등은 모두 그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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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고기 없는 월요일’의 이현주 대표가 15일 오후 자신이 운영하는 인천시 부평구 기린한약국에서 ‘고기 없는 월요일’을 홍보하는 포스터를 들고 카메라 앞에 섰다. 김정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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