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5.07.24 16:51
수정 : 2015.07.24 17:20
일본 기상청 “부산 상륙” vs 미국 “동해로 빠져나갈 것”
허리케인이 태풍으로 변신…18년전 ‘올리와’ 뒤 두번째
한·일 기상청 “일본 내륙 관통” 예상 깨지자 날마다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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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할롤라 예상 진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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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은 24일 오전 “제12호 태풍 ‘할롤라’가 26일 밤 제주 서귀포 동쪽을 지나 27일 아침 부산 앞바다를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본 기상청은 태풍이 부산으로 상륙할 것으로 예측하고, 미국합동태풍경보센터(JTWC)는 쓰시마(대마도)를 거쳐 동해로 진출하리라는 다른 진로를 제시하고 있다. 이처럼 태풍 할롤라의 예상 진로가 발표 기관에 따라 시시각각 변해 사람들을 헷갈리게 하고 있다.
‘하와이 남자 아이’ 이름에서 따온 할롤라는 11일 미국 하와이제도 부근에서 처음 허리케인으로 발생해 13일 오전 9시 날짜변경선을 넘으며 태풍으로 ‘신분’이 바뀌었다. 허리케인이 중앙태평양에서 북서태평양으로 이동해온 사례는 1981년 이래 35년 동안 16번이 있었다. 이 가운데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경우는 1997년 9월4일 ‘올리와’가 한번 있었으며, 이번 할롤라가 두번째다.
할롤라는 18일 밤 9시께는 열대저압부로 소멸했다가 20일 오전 9시께 다시 태풍으로 세력이 강해졌다. 국가태풍센터는 “태풍이 발달하려면 아래쪽에서 지속적으로 에너지가 위쪽으로 수렴하고 상층에서는 이 에너지가 빠져나가는 발산 작용이 이뤄져야 하는데 하층의 고기압이 약해지면 수렴할 수 없고 상층에서 기류가 퍼져나가는 것을 막아버리면 더는 발달하지 못하고 열대저압부로 소멸한다”고 설명했다.
할롤라가 다시 태풍으로 발달했을 때만 해도 각국 기상청은 할롤라가 일본 내륙을 관통하리라는 예상 진로를 내놓았다. 그러나 북태평양고기압이 확장하자 할롤라가 그 가장자리를 따라 점점 더 서쪽으로 진로를 틀었고 이때부터 각국 기관의 예상 진로도 오락가락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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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태풍 ‘나크리’의 북상으로 1일 오후 제주도 남쪽 먼바다에 태풍주의보가 발효된 가운데 서귀포시 사계 앞바다에 산더미 같은 파도가 몰아치고 있다. 서귀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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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기상청과 일본 기상청은 22일까지도 규슈지방을 거쳐 일본 내륙을 관통하리라 예상했다. 기상청은 23일에는 대한해협을 관통하겠다고 수정하고 24일에는 부산 앞바다를 지나는 것으로 다시 고쳤다. 일본 기상청은 23일에는 하룻만에 예상 진로를 400㎞ 서쪽으로 이동시켜 남해안으로 상륙하겠다고 예측했다가 24일에는 부산으로 상륙하는 것으로 수정했다. 반면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는 23일에는 부산 쪽으로 상륙하겠다고 예측하다가 24일에는 더욱 동쪽으로 휘어 쓰시마(대마도)를 거치는 것으로 예상 진로를 변경했다.
양진관 기상청 예보국장은 “태풍은 주변 환경에 영향을 주기도 하고 또 기류를 따라 움직이는 등 주변과 상호작용을 한다. 태풍의 진로를 예측하려는 수치 모델은 이런 복잡한 환경 변화 자료를 바탕으로 계산되기 때문에 항상 일관성 있게 나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나득균 기상청 예보정책과장은 “태풍은 좁은 도로를 따라 달리는 자동차와 달리 폭이 수십~수백㎞ 되는 시스템이 움직이는 것이어서, 예를 들어 부산을 상륙했느냐 아니냐로 진로 예측이 틀리고 맞고를 판단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할롤라가 26일 밤에는 제주 서귀포 동쪽 110㎞ 해상을 지나 27일 오전 9시께 부산 동북동쪽 60㎞ 지점을 스쳐 지나가라리고 예상하고 있다. 이 영향으로 남해안과 동해안에는 많은 비가 오고, 동해상과 남해상에는 높은 파고가 일 전망이다. 제주와 영남지방 및 호남 남부 일부 지역에는 강한 바람이 불겠다. 특히 할롤라가 27일 오전 동해로 진출한 뒤 동풍이 강하게 부는 부산과 동해안은 만조 시각과 겹쳐 파도가 방파제를 넘어 해안이 침수될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기상청은 밝혔다.
한편 중부지방에는 토요일인 25일 오후까지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태풍 할롤라가 지나간 뒤 장마전선은 북한 쪽으로 올라갔다 27~28일에는 잠시 다시 남하해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다시 비가 내릴 전망이다. 남부지방에는 28일부터, 중부지방은 장마전선이 북한으로 이동하는 29일부터 본격적인 무더위가 찾아올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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