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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4.04 19:59 수정 : 2016.04.04 20:58

지리산 노고단 부근에서 한반도 특산종인 구상나무의 집단 고사 현상이 진행되고 있다. 녹색연합 제공

한반도 특산종…덕유산서도 고사
“기후변화 따른 겨울가뭄 탓인듯”

한반도 특산종인 구상나무가 한라산에 이어 지리산·덕유산 등 내륙에서도 집단 고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후변화에 따른 겨울가뭄이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녹색연합은 4일 “지난해 4월부터 1년 동안 백두대간과 국립공원의 산림생태계를 조사해보니, 지리산의 구상나무, 설악산의 분비나무, 울진·삼척 산림보호구역의 금강소나무 등 침엽수들이 집단으로 죽어가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환경부 차원의 실태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라산 구상나무의 집단 고사는 일찍이 알려졌지만 내륙에서 침엽수 집단 고사 현상이 확인되기는 처음이다.

 지리산 구상나무의 고사는 노고단에서 천왕봉까지 주능선 전반에 걸쳐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해발 1400~1900m의 고산지역에서 수십 그루씩의 집단 고사가 최근 2~3년 사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덕유산 구상나무도 10그루 가운데 1그루 꼴로 말라죽어 가고 있다. 구상나무는 우리나라 고산지대에만 자생하는 특산종으로 학명에도 한국(koreana)이라는 이름이 들어가 있다. 2013년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은 구상나무를 ‘멸종위기종’으로 선정했다.

 기후변화 생물 지표로 지정된 설악산의 분비나무도 2013년 귀때기청봉 주변에서 고사가 나타나기 시작해 지난해에는 대청·중청·소청봉까지 확대된 것이 관찰됐다. 특히 소청대피소 주변에서는 거의 전멸하다시피 했다. 울진·삼척 산림보호구역에서도 50곳 이상에서 금강소나무 고사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서재철 녹색연합 전문위원은 “구상나무 등 고산침엽수는 상록수여서 겨울에 수분 공급이 적절하게 이뤄져야 하는데 기후변화로 겨울철 적설량과 강우량이 줄어 고사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지리산 인근 경남 산청의 2012~2016년 5년 평균 겨울철(12~2월) 강수량은 평년(1980~2010년 30년 평균) 대비 84%에 머물렀다. 특히 2012년(28.2%), 2014년(20.3%), 2015년(71.5%)에는 극심한 가뭄이 들었다.

 그러나 지리산·성삼재·피아골·뱀사골 등에 설치된 기상청 자동기상관측장비(AWS)의 강수량 측정 결과를 보면 근래 10년 동안 연간 강수량과 겨울철 강수량에 큰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고산침엽수의 고사 원인에 대해서는 좀더 면밀한 조사 분석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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