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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대학원 개설해 초대 원장도
76년 발족 주도한 환경문제협의회
환경권 ‘80년 헌법’ 포함에 큰 기여 90년대엔 녹색연합 초대 공동대표
‘환경정책과 환경운동 뿌리’란 평가 그리고 이듬해 서울대 환경대학원을 만들어 초대 원장을 맡으면서 환경에 대한 학제적 접근, 제도적 논의를 본격 주도하셨다. 그 노력은 1976년 한국환경문제협의회 발족으로 확대되었다. 이 협의회는 1980년 헌법에 환경권(35조)을 넣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고, 노융희 교수님은 이 내용을 제안하고 행정부를 설득하는 역할을 담당하셨다. 환경권 조항의 헌법 삽입은 당시 전 세계에서 다섯번째였고, 헌법 35조는 지금까지 환경정책과 운동에 도움을 주고 있다. 1990년대 들어와 녹색연합의 초대 공동대표를 맡으면서 환경 현안에 대해 꾸준히 발언을 이어가셨다. 특히 새만금사업, 그린벨트 해제, 환경파괴적인 국제경기 유치 등과 관련한 개발신화의 환상을 끊임없이 지적하셨고, 젊은 환경운동가들의 큰 울타리가 되어주셨다. 아울러 교수님은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서 보다 근본적인 전환을 모색하셨다. “인간의 건전한 진보와 번영은 자연과의 공생 속에서만 가능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기본적 인식을 망각한 채 인간의 탈생물적 교만은 자연을 지배하고 정복하는 대상으로만 삼아와 이제 그 보복을 받기에 이른 것이다.” “우리 인류가 지구상에서 생존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문명사적 변화를 몰고 올 전환(paradigm shift) 없이는 안 된다.” 이런 맥락에서 교수님은 환경문제의 현상과 해법에 대한 구체적 지식과 아울러 문명사적 인식을 갖도록 후학들을 독려하셨다. 2006년, 교수님의 팔순을 맞이해 106명이 그와의 인연을 회고한 글을 써 책으로 엮었다. 노 교수님이 떠나신 후 그 책을 다시 펼쳐 많은 글을 정독했다. 교수님이 얼마나 큰 나무였고, 길잡이였고, 울타리였는지 새삼 확인한다. 그 가지 밑에서 크고, 그 길을 따라 걸었고, 그 울타리에서 보호받은 후학으로서 깊이 감사드리고, 명복을 빕니다. 남상민(유엔아태경제사회위원회 선임환경담당관, 전 녹색연합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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