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사람 20일 못 넘겨
소화효소까지 에너지원
전문의들은 물과 염분을 계속 먹더라도 단식이 한 달 정도만 지나면 언제든지 갑작스럽게 사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현대 경희의료원 한방재활의학과 교수는 “치료로 사용하는 단식은 20일 이상을 넘기는 경우가 거의 없다”며 “스님의 경우 평소 종교인으로서의 수양이 몸에 배어 있고, 이번 단식의 목적이 뚜렷해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평소 천성산을 오르내리고 수도로 3천배를 할 정도로 체력이 좋았으며, 낙천적이고 맑은 생각들을 많이 하고 있어 버티고 있다는 설명이다. 서양의학 쪽은 오랜 기간의 단식은 몸의 구성과 소화기관의 기능까지 바꿔 놓으며 결국 심장과 뇌에 적절한 영양분이 공급되지 않아 사망한다고 설명한다. 유태우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물과 염분을 먹으면서 1년 가까이 버틴 사람도 있기는 하지만, 극히 이례적인 경우이다”며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최소한의 열량으로 500㎉를 쓴다하더라도 100일이나 된 시점에서는 스님의 몸에 저장됐던 포도당·지방 등은 이미 다 소모됐을 것이고, 마지막 단계인 근육을 분해해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문제가 없다면 스님의 근육량에 따라 남은 생존 기간이 결정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민영일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스님의 경우 위장, 소장 등 소화기 기능은 아예 못할 가능성이 크고, 소화 효소조차도 에너지원으로 분해해서 쓰는 상황에 이른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살리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이라도 의료진의 치료가 필요하며 매우 주의깊은 보살핌이 있어야 회생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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