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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2.04 01:42 수정 : 2005.02.04 01:42

천성산 고속철도 터널공사를 둘러싼 정부와 지율스님의 지루한 대립이 지율스님의 `단식 100일'을 정점으로 일단락 됐다.

지율스님측은 3일 저녁 정토회관에서 4시간여의 `마라톤 협상'을 벌인 끝에 터널공사에 대한 환경영향공동조사를 벌이고, 양측은 이 기간 조사에 영향을 미치는행위를 하지 않으며, 지율스님은 단식을 마친다는 내용에 극적 합의했다.

`3개월간의 터널 발파공사 중단과 환경영향평가 재실시'를 요구했던 지율스님은마침내 단식을 접었다.

이 같은 합의에 이르기까지 정부는 지난 2-3일 매우 숨가쁘게 움직였다.

관심의 초점은 이해찬 총리의 지율스님 방문. 그러나 이 총리와 총리실간부들은 2일까지만해도 적절한 방문 시점이 아니라는 판단에 따라 상황을 계속 지켜보자는 유보적인 자세만 취했다.

그러던 총리실이 긴박하게 돌아가기 시작한 것은 3일 오전 11시30분께. 이강진 총리 공보수석이 기자들에게 이 총리의 지율스님 방문 결정을 알렸다.

이 총리는 이날 오후 2시께 서초동 정토회관에 도착했으나 지율스님의 거절로면담을 성사시킬 수 없었다.

이 총리는 법륜, 도법, 유수스님을 만난 자리에서 "걱정을 끼쳐 죄송하다.


우선스님의 생명이 소중하기 때문에 걱정돼서 왔다"고 운을 뗐다.

그러나 이 총리는 "종교인의 환경철학이다보니 정부 정책에 온전히 수용하는데한계가 있다"고 말해 사실상 지율스님의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적어도 이 때까지는 공사를 중단하지 않겠다는 정부의 원칙이 견고해 보였다.

그러나 이 총리가 오후 4시15분 `지율스님 대책 관계장관회의'를 긴급 소집하면서 상황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이 총리는 회의 모두에 장관들에게 "스님들과 여러가지 얘기를 했는데 나중에말씀드리도록 하고..."라고 말해 세 스님과의 비공개 면담에서 모종의 `물밑 대화'가 오갔음을 시사했다.

이 총리는 나아가 "스님들이 몇가지 요청한 사안이 있는데, 이를 검토해 정부로서 어디까지 수용할 수 있을지 잘 판단해서 다시 답변을 드려야할 것 같다"고 언급,본격적인 `협상'을 예고했다.

1시간여의 회의가 끝난 뒤 남영주 총리 민정수석비서관이 정부안을 갖고 정토회관으로 떠났다.

총리실은 협상이 진행중이라는 이유를 들어 정부의 입장에 변화가 생겼는지, 그내용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 함구로 일관했다.

정부와 지율스님측이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간 것은 저녁 6시30분께부터이다.

그렇지만 협상의 뒷얘기는 잘 드러나지 않고 있다.

이강진 공보수석은 3개항의합의내용에 대해 "정부가 백지에서 제안한게 아니고 종교계와 지율스님이 요구해온것이며, 정부가 그 안을 수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율스님이 줄기차게 요구해온 `발파공사 중단'의 경우, 결론적으로 `공사를 전면 중단하는 것은 아니지만 공동조사단의 요구에 따라 필요시 부분 중단을 할 수 있다'는 수준으로 정리됐다.

정부의 제안을 지율스님이 받아들이는 형식으로 합의가 이뤄졌지만 남영주 수석이 직접 지율스님을 대면하지는 않았다는 후문이다.

"다른 분들이 지율스님에게 메신저 역할을 했다"고 이강진 수석은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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