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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2.04 18:16 수정 : 2005.02.04 18:16

지율스님 단식 푼 첫날

단식을 중단한 지율 스님은 4일 새벽부터 오곡을 달인 물 등을 섭취하며, 심신의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고 정토회 쪽이 밝혔다.

정토회 지도법사 법륜 스님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서초동 정토회관 3층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율 스님은 오전 6시에 일어났고, 주변 사람들에게 농담을 건넬 정도로 마음이 많이 안정된 상태”라고 밝혔다.

지난 3일 밤 정부로부터 환경영향공동조사를 벌이겠다는 ‘양보’를 받아낸 뒤, 지율 스님이 처음 입에 댄 음식은 따뜻한 물에 간장을 풀어 넣은 국이라고 한다. 지율 스님은 이 국을 마시고 40일 만에 처음으로 설사를 보며 장 청소를 했다. 이어 따뜻한 물에 된장을 푼 국으로 속을 달랜 뒤 곧바로 잠들었다. 2003년 2월부터 시작된 241일 동안의 ‘용맹정진’ 끝에, 처음으로 맛보는 꿀맛 같은 잠이었다.

이어 오전 6시께 일어난 지율 스님은 쌀 ·보리 ·조 ·콩 ·기장 등 5곡을 달인 물로 첫 식사를 마쳤다. 지율은 앞으로 한방 식이요법에 따라 오곡·오과·오채를 물에 달여 마시며 기력을 회복할 예정이다.

법륜 스님은 “지난 밤 한의사가 맥을 짚어 보니, 물과 소금만으로 생명을 이어온 탓에 비타민이 부족해 입 안이 엉망으로 헐었고, 치아가 많이 약해진 상태였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생명에 위협을 줄 만한 특이점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불가의 단식 전문가들은 지율에게 “당분간 음식을 삼키지 않고 씹기만 하는 운동으로 치아를 단련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법륜 스님은 “오랜 단식을 끝내고 몸을 회복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심리적 안정”이라며 “당장 병원으로 옮기는 대신 6일 저녁까지 정토회관에 머물며 몸추스리기에 전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간 동안 한의사가 매일 지율을 찾아 건강 상태를 살필 예정이다.

몸을 추스리는 기간에는 스님의 건강을 걱정하는 국민의 뜻을 따라 천성산 등 복잡한 현안에는 가급적 신경을 끄기로 했다. 당분간 천성산에 대한 지율의 의견 표명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지율이 건강이 완전히 회복하는 데 40여일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지율 스님은 그동안 말못할 크고 작은 위기를 많이 넘겨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법륜 스님은 “지율이 한때 ‘전신마비가 오고 꿈에 저승사자를 봤다’고 말하는 등 죽음 직전까지 가는 위기를 맞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때마다 지율은 ‘몸과 마음을 화합시키자’는 가르침을 주는 간디의 저서와 단식 전문가들의 조언을 들으며 위기를 슬기롭게 넘겨왔다.

지율은 현재 오랫동안 쓰지 않았던 손 운동을 겸해 도롱뇽 수를 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룡뇽은 완성되는 대로 경부고속철도 천성산 구간 공사착공금지 가처분신청을 심의하고 있는 대법원에 전달된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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