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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숨진 장애인 인권운동가 최옥란씨를 기려 26일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전국장애인대회 도중 갑자기 비가 내리자 한 참석자가 몸이 불편한 장애인에게 비옷을 덮어주며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하늘을 쳐다보고 있다.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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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수급·이동권 ‘장애’ 여전
월 소득 40만원 넘으면 의료서비스 무료로 못받아활동보조 서비스는 이용료·시간제한 부담 그는 경기 파주 미군기지촌 주변 빈민의 딸이었다. 정규교육이라고는 초등학교 1학년까지밖에 받지 못한 뇌성마비 1급 장애인이었고, 일정한 벌이가 없어 정부로부터 생계비를 지급받는 기초생활수급권자였다.(<한겨레> 2002년 4월16일치 21면) 장애인 인권운동가 최옥란(작은 사진)씨. 서울 명동성당에서 최저생계비 현실화를 요구하며 일주일 동안 홀로 농성을 벌이는 등 장애인 권리를 위해 싸우던 그는 메아리 없는 외침에 지쳐 자신의 임대아파트에서 수면제를 먹었다. 그가 36년의 생을 스스로 마감한 지 꼭 5년이 흐른 26일, 서울역에서는 그를 기리는 ‘전국장애인대회’가 열렸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가운데 대회 참가자 200여명은 비옷을 챙겨 입거나 우산을 나눠 쓰고 서울역 계단 한켠에 앉아 구호를 외쳤다. 유의선 ‘빈곤 해결을 위한 사회연대’ 사무국장은 “내가 올해 36살인데 언니가 죽었을 때 꼭 이 나이라 부쩍 생각이 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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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인권운동가 최옥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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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저녁 7시부터는 추모제가 열렸다. ‘나는 장애여성 뇌성마비 1급 최옥란입니다’라는 영상물에서 최씨는 환하게 웃으며 “가난 때문에 사람들이 죽음을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있었다. 박경석 집행위원장은 “최씨의 말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조기원 이정훈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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