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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 암스트롱이 세계 최초로 달에 착륙한 것이 1969년. 이소연씨가 한국 최초의 우주인이 된 것은 2008년. 앞으로 39년이라는 세월을 기다리면 우리 나라의 장애 아동들도 스페이스 캠프와 같은 특수 교육의 혜택을 받아 볼 수 있을까. 단순히 신체적 장애상태를 배려한 특수교육이 아니라 나는 이 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이라는 자부심을 심어줄 수 있으며 이 사회는 내가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최선을 다해 제공하고 있다는 확신을 줄 수 있는 그런 교육말이다. 올해로 28번째 장애인의 날을 맞고 있지만 여전히 한국의 장애 아동 교육 현실은 열악하기만하다. 장애 아동과 일반 아동이 함께 생활하며 교육 받을 수 있는 특수 학급이 설치된 고등학교는 전국 2159개 학교 중에 370곳(17.1%)에 불과하며, 그나마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의 40%이상이 노동시장에 참여하지 못하고 가정이나 시설로 복귀하고 있다. 지구의 한쪽편에서 올리브 나무의 소유를 놓고 싸우고 있는 동안, 그 반대편에서는 더 좋은 렉서스를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있는 것이 세계화의 현실이라지만 어쨌든 남의 나라 이야기를 부러워만 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고 본다. 갈 길이 멀기는 하다. 아직도 생존권, 교육권, 이동권을 놓고 투쟁하고 있는 것이 한국 장애인들의 현실이기 말이다. 이번 대선을 놓고 진정한 진보 정치는 실종되었으며 보수주의 승리라는 평가가 주어지는 것을 보면 마음이 더 씁쓸하다. 송파구 문정 지구에 장애인들을 위한 문턱 없는 배리어 프리 무장애 1등급 도시가 들어선다는 계획을 보면서 마냥 기쁘지만은 않다. 아직도 평균적인 장애인들의 삶은 빈곤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벌써 이러면 안 되는데 하는 다급한 마음이 든다. 시혜의 대상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많은 장애인들이 앞으로는 지구의 반대편에 사는 장애인들이 아니라 강건너 사는 장애인들을 부러워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된다. 한국에 남아있는 장애 아동들에게 제대로 된 공교육 환경이 주어질 때쯤, 송파구 문정 지구의 무장애 1등급 도시의 아이들은 스페이스 캠프를 체험하러 미국으로 가버리고 한국에 없는 것은 아닐까. 더 늦기 전에 실종된 진보정치의 정체성을 회복해야겠다. 이 땅의 모든 장애 아동들도 <달 만큼 큰미소>를 지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가, 기자가 참여한 <블로그>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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