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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명 부총리 ‘아쉬운’ 퇴진…뉴욕 모교 명예교수로 |
우리나라의 정보통신 혁명을 이끌었던 정통 기술관료 오 명 부총리가 10일 약 2년2개월의 과기부 장관직을 마감하고 모교인 미국 뉴욕주립대 스토니브룩 캠퍼스로 돌아간다.
오 전 부총리는 CDMA(코드분할 다중접속) 개발을 주도, 정보통신부 관료들로부터 `살아있는 전설'로 불릴 만큼 한국 IT(정보기술)혁명의 초석을 다진 인물로, 과기부의 부총리 부처 승격 이후에는 초대 부총리를 맡아 기술 발전에 기여했다.
오 부총리는 그간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 등을 통해 부처간 협력의 틀을 구축하고 `차세대 성장동력 산업'을 선정, 추진해 경제성장의 발판을 공고히 했다는 게 관가 안팎의 대체적인 평가다.
특히 김우식 신임 부총리가 내정된 지난 1월 초순 이후에도 업무 공백을 우려, 긴장감을 늦추지 말라는 당부와 함께 간부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주요 현안을 챙기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오 부총리는 재임기간 세계 과학사의 최대 스캔들 가운데 하나로 기록될 황우석 서울대 교수의 논문조작 사건을 둘러싸고 과기부 수장으로서의 관리능력에 `흠'을 남겼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올해 1월 서울대 연구동 곰팡이 오염사고로 줄기세포가 사멸하는 사건이 발생할 당시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하고 황 교수를 격려하는 수준에서 마무리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또 논문조작 사건과 관련해 "재검증은 과학저널 사이언스 등에 맡겨야 한다"며 황 교수를 끝까지 두둔하는 듯한 태도를 보여 신진 과학자들로부터 반발을 샀다.
이 때문에 오 부총리가 오랜 기간 사의를 표명했음에도 불구, 과학계 일각에서는 그의 퇴진을 경질성 조치로 바라보는 시각도 적지 않았다.
체신부 장관과 건설교통부 장관, 동아일보 회장, 아주대 총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친 오 부총리는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오는 3월 모교인 뉴욕주립대 스토니브룩 캠퍼스 명예교수로 돌아가 연구에 전념할 예정이다.
뉴욕주립대는 오 부총리의 권한으로 교수를 임명할 수 있는 `오명 석좌'를 개설하고 별도의 사무실과 비서를 지원하는 등 노 과학자에게 특별 예우를 해 눈길을 끌고 있다.
김권용 기자 kky@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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