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6.02.21 17:00 수정 : 2006.02.21 17:00

홍콩은 최근 심한 대기오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한다. 자욱한 스모그에 빅토리아 항구조차 한눈에 들어오지 않을 지경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급기야는 지난 2월14일, 마라톤 대회 중 22명이 병원에 실려 가고 그 가운데 2명은 중태에 빠지는 사고까지 생겼다. 사고 당일은 2005년 9월 이후 대기오염도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런 사태가 발생한 원인이 심각한 대기오염보다 갑작스런 운동 때문인 것 같다고 했지만, 이례적으로 많은 환자가 발생했다는 사실은 대기오염이 마라톤 참가자들에게 나쁜 영향을 줬음을 암시한다.

홍콩의 사례에서 보듯 대기오염이 심할 때의 야외운동은 건강에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2001년 미국 남부 캘리포니아에서 8~14살 어린이 3500명을 대상으로 대기오염과 천식의 연관성에 대한 조사가 있었다. 대기오염도가 다른 열두 곳에서, 아이들이 야외에서 주로 하는 운동을 조사한 뒤 4년간 관찰했다. 조사대상은 천식 병력이 없는 아이들로 선정했다.

결과 4년 동안 총 265명의 아이들이 새로 천식에 걸렸는데, 대부분 대기오염도가 높은 지역에서 야외 운동을 많이 하는 어린이들이었다. 오염지역에서 3가지 이상의 야외운동을 했던 아이들은 아무 운동도 하지 않는 같은 지역의 아이들에 비해 천식 발생률이 세 배나 높았다.

운동을 하면 호흡량이 늘어나 더 많은 외부공기가 폐로 들어오고, 이때 공기 중에 포함된 각종 오염물질은 기도를 자극한다. 때문에 기도가 부어오르게도 만들고 염증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대기오염이 심한 곳에서 야외운동을 지속적으로 하게 되면 천식이 없던 사람에게 천식증세가 나타나거나, 천식환자는 증세가 악화될 수 있다.

건강을 위해 꾸준히 운동해야 한다는 것은 상식이다. 이왕이면 자연을 벗 삼아 야외에서 뛰면 더 좋을 것이다. 하지만 대도시의 도로에 가까운 지역에서의 운동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오염이 심한 곳에서는 야외보다는 실내가, 새벽녘보다는 저녁이 좋다. 새벽에는 대기오염물질이 지표면 근처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특히 건조한 날에는 먼지 농도가 높고, 기도가 평소보다 민감해지므로 가급적 실외운동을 삼가야 한다. 운동에도 알맞은 때와 장소가 있다.

환경보건학 박사·환경과건강 대표(www.enh21.org)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