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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2.24 15:23 수정 : 2006.02.24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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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 50대 이후 증세 나타나
호르몬 보충치료만 믿지 말고
꾸준한 운동, 음주·흡연 절제 필요

직장인 박아무개(52)씨는 지난해 여름께부터 시작된 무력감을 떨쳐내기 위해 새해를 맞아 활기찬 출발을 다짐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아 걱정이다.

온몸에 기력이 떨어지고 조금만 무리를 해도 쉽게 지치는 등 생활의 활력을 좀처럼 회복하기 어려울뿐만 아니라, 부인과의 잠자리에서도 도무지 힘을 쓸 수 없어 체면이 말이 아니다. 또 가슴이 두근거리고 얼굴이 화끈거리는가 하면, 잠자는 중에 땀을 흘리고 새벽에는 너무 일찍 깨어 잠을 설치기도 한다.

설을 앞두고 서울의 한 종합병원을 찾아간 박씨는 폐경기 여성한테만 발생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던 갱년기가 자신에게도 나타났다는 이른바 ‘남성 갱년기’ 진단을 받고 남성호르몬(테스토스테론)을 보충해주는 치료를 시작했다.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이성원 교수는 “남성 갱년기의 실재 여부에 대한 논란이 없지는 않다”면서 “하지만 연구가 진행될수록 남성 갱년기가 실제로 존재하며 치료도 필요하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남성 갱년기는 여성 갱년기와 달리 서서히 증상이 나타나서 자연스러운 노화의 일부로 느끼는 경우가 많다”면서 “50살 이후 남성의 10~20%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여성 갱년기가 거의 모든 여성한테 월경이 갑자기 영구중단되면서 급격하게 찾아오는 것과 달리, 남성 갱년기는 대체로 서서히 찾아오고 모든 남성한테 발생하지는 않지만 치료할 경우 박씨가 보인 것과 같은 여러가지 증상들을 호전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을지대학병원 비뇨기과 우승효 교수는 “남성 갱년기 증상들은 사람의 성격이나 처한 환경에 따라 각양각색으로 다르게 느끼기도 한다”고 말했다. 소극적인 사람이나, 사업 실패 경험이 있는 사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작업환경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남성 갱년기를 더 심하게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낙천적이고 운동을 좋아하고 사람과 만남을 즐기는 사람들은 같은 갱년기 증상이라도 그 정도를 덜 느낀다.

가톨릭의대 강남성모병원 국제진료센터 임필빈 비뇨기과 전문의는 “남성호르몬이 점진적으로 줄어듦으로 인해 남성화와 생식능력도 감소하게 되는데 이것을 남성 갱년기라고 부른다”면서 “한 연구에 따르면 남성 갱년기 증상이 시작되는 연령 분포는 50대가 38%로 가장 높고, 60대 26%, 40대 12%, 70대 11% 등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20대 초반에 최고치를 보인 남성호르몬은 나이가 들면서 조금씩 줄어드는데, 50살 이후에는 일년에 1%씩 떨어져 70대에는 20대의 3분의 1 수준까지 떨어진다. 남성호르몬이 나이에 비해 지나치게 적게 분비될 경우 남성 갱년기 증상들이 나타나고 이런 증상이 시작되는 나이는 50대가 가장 많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남성 갱년기를 일으키는 주원인으로는 남성호르몬의 감소와 함께 뇌기능의 노화를 꼽을 수 있다”면서 “과도한 음주와 흡연, 스트레스 등의 환경적 요인, 남성호르몬에 영향을 미치는 약물, 우울증과 같은 정신적인 문제도 남성 갱년기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남성호르몬이 결핍되어 있거나 부족한 사람한테는 남성호르몬을 보충해줄 필요가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남성 갱년기 증상들을 완치할 수 없다는 뜻이다. 여러가지 복합적 원인에 의해 남성갱년기가 발생했을 수도 있고, 남성호르몬이 부족하지 않을 경우에도 남성 갱년기 증상을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남성호르몬 보충요법과 같은 전문적인 치료 이외에도 개인의 노력을 통해 남성 갱년기를 이겨낼 수 있는 방법들이 있는데, 그 힌트는 이 교수가 제안한 8가지 남성 갱년기 예방법에서 얻을 수 있다. 이 예방법은 △스트레스 이겨내기 △무기질이 많은 음식이나 저지방식 섭취 △충분한 수면과 휴식 △올바른 자세 유지 △적절한 운동 △즐거운 생활 자세 △흡연과 과도한 음주 삼가하기 등이다.

이 교수는 예를 들어 즐거운 생활 자세로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서는 주위 사람들과 자기 생활이나 여러가지 문제에 대해 진솔한 대화의 시간을 자주 가지는 것으로,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항상 가슴을 펴고 올바르게 의자에 앉는 것으로 각각 비유해 설명했다.

안영진 기자 youngjin@hani.co.kr

자료 가톨릭의대 강남성모병원

남성호르몬 보충할 땐 전립선암 주의

남성호르몬이 부족해 갱년기를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남성호르몬 보충요법은 효과적일 가능성이 높지만 반드시 주의해야할 사항이 있다. 전립선암의 위험이 바로 그것이다.

남성호르몬이 요도를 감싸고 있는 전립선의 분화 및 발달에 관여할 뿐만 아니라 전립선암의 발생과도 연관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이성원 교수는 “많은 연구에서 노인환자에게 남성호르몬을 투여하는 것이 전립선암의 위험도를 증가시키는 것을 규명하지는 못했다”면서 “하지만 그런 사실이 남성호르몬 보충요법이 전립선암의 위험성에서 안전하다는 것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남성호르몬 보충요법을 실시할 때는 지난 1990년도에 세계보건기구에서 합의한 내용, 즉 “최상의 호르몬 보충요법은 생리적 상태와 가장 근접하게 남성호르몬을 보충하는 것”을 엄밀하게 준수해야 한다.

남성호르몬 보충요법으로 치료받는 사람은 정기적으로 손가락을 직장안에 넣는 수지 직장검사, 전립선암 특이항원 검사, 전립선 초음파 검사 등을 통해 전립선암의 발생 여부를 추적 관찰해야 한다.

이밖에 노인의 경우 남성호르몬 치료시 나타나는 적혈구 증가증이 젊은이에 비해 심한 양상을 띠므로 주의해야 한다. 적혈구 수치가 정상범위를 초과하면 혈관이 막히는 혈전색전증의 위험도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안영진 기자 youngj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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