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3.21 19:35
수정 : 2006.03.22 00:01
‘월스트리트저널’ 연구성과 보도
비타민 보충제의 과다복용이 건강에 해롭다는 것은 새로운 사실은 아니다. 그러나 과다복용이 아니라도 비타민 보충제 섭취는 인체에 이롭기보다는 해로울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0일 최근 연구성과를 인용해 보도했다.
의학전문지 <메디칼레터>는 각종 비타민들이 건강에 해롭고 많은 문제점이 있다는 비판적인 보고서를 지난해에 발표했다. 미국 국립과학아카데미 식품영양위원회도 항산화제(비타민) 보충제 복용이 전혀 효과가 없다고 결론내렸다.
암 억제재로 알려진 베타카로틴은 흡연 경력이 있는 사람들에게 폐암을 촉진하며, 면역체제를 증진시키기 위해 섭취하는 비타민A는 과다할 경우 여성들의 엉덩이 골절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심장에 좋다는 비타민E도 울혈성 심부전증 발병률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타민 보충제의 유해성에 관한 최근의 이론은 활성산소와의 연관성에 그 원인을 찾고 있다. 보충제를 통한 비타민 섭취는 활성산소를 제거하지만, 활성산소의 순기능 중 하나인 면역체계의 작동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다른 이론은 비타민 보충제가 강산화를 유발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활성산소 없애는 대신 면역체계 순기능까지 방해”
심장에 좋으며, 알츠하이머 병과 전립선 암을 예방한다는 비타민E의 경우, 지난해 존스홉킨스대학교 연구 결과, 이를 복용한 사람의 사망률이 일반인보다 4% 높고, 다른 비타민을 함께 복용한 사람들은 6% 더 높았다. 비타민E 복용자는 13%나 더 심장이 쇠약해질 위험이 높은 것으로도 나타났다.
베타카로틴과 비타민A는 뼈와 면역에 좋다고 여겨졌다. 그러나 1994년 핀란드에서의 연구는 흡연자들이 매일 20밀리그램의 베타카로틴을 복용할 경우 비복용자에 비해 18% 이상 폐암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결론났다. 2002년 하버드대학 연구에서는 비타민A를 섭취한 간호사들이 엉덩이 골절 위험이 48%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타민C도 암을 예방하고 감기에 좋다고 하나, 1999년에 영국 의학저널의 분석을 보면, 이를 복용한 노인들의 사망률이 약간 더 높았다. 한 연구는 암환자들은 비타민C를 포함한 항산화제를 피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칼슘과 비타민D는 신장결석 발생을 17% 이상 높이는 것으로도 드러났다.
제약업계에서는 비타민 유해론에 대해 “연구 결과들이 아픈 사람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건강한 사람들에게 연구 결과를 적용시킬 수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최은주 기자
flowerpi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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