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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3.28 18:40 수정 : 2006.03.29 15:34

한 직장인이 흔들리는 지하철 차량 안에서 휴대용 단말기를 이용해 동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제공

요즘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면 휴대폰을 비롯해 피디에이(PDA), 피엠피(PMP)와 같은 휴대용 단말기나 게임기에 붙어있는 칼라액정 속의 ‘작은 화면’을 뚫어지게 바라보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야구대표팀이 4강까지 오른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때에는 많은 사람들이 이동중에도 시청이 가능한 ‘손 안의 텔레비전’, 디엠비(DMB) 방송을 통해 야구 경기 중계를 봤다.

직장인 이주호(32·가명)씨도 작은 칼라액정 화면을 애용하는 사람들 가운데 하나였다. 외국 드라마를 보는 재미에 푹 빠진 나머지 세 달 전부터는 휴대용 단말기에 외국 드라마를 저장한 뒤 출퇴근길을 이용해 지하철이나 버스 속에서도 시청했다.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휴대용 단말기로 영어회화 동영상을 시청하는가 하면, 휴대가 불편한 종이책 대신 텍스트 파일로 된 전자책을 읽곤 했다. 심지어 밤에도 불을 끄고 침대에서 작은 화면을 통해 영화나 독서를 즐기다 잠들기 일쑤였다.

그러던 어느날, 그는 눈이 쉬 피로해지고 자주 충혈되며 눈곱이 많이 끼는 등 이상을 느껴 안과병원을 찾아야 했다. 작은 화면을 지나치게 오랫동안 들여다보는 일을 되풀이 한 결과 눈의 건강이 나빠진 것이다.

김태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안과 교수는 “작은 칼라 화면을 흔들리는 곳이나 어두운 곳에서 장시간 시청할 경우 눈에 무리를 주게 되어 여러 가지 안과질환을 일으키고 시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면서 “공부나 업무, 게임 등으로 많은 시간을 컴퓨터 모니터와 씨름하는 현대인들이 자투리 시간 마저 작은 화면에 빼앗기게 되면 눈에 이상이 오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작은 액정화면 시청 눈건강 해쳐
피로감·충혈·눈곱 등 이상 땐 검진
1분 18~20회 눈깜빡이면 도움

작은 액정을 통해 칼라 동영상을 표시할 수 있는 휴대용 전자기기들은 휴대가 간편하고 언제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다는 잇점을 갖고 있지만, 그런 잇점이 눈의 건강에는 오히려 불리함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즉, 휴대용 전자기기를 사용하는 환경은 주로 지하철 역·차량, 버스 안처럼 흔들림이 심하고 조명이 밝지 않거나, 눕거나 엎드리는 등 불량한 자세일 가능성이 높아 눈을 쉽게 지치게 하기 마련이다.

흔들리는 차나 지하철 안에서 빛의 발광이 동반된 화면의 작은 영상을 보게 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안구는 조절운동을 지속적으로 하게 되고, 이때 눈의 조절근은 평소보다 과도한 일을 하게 된다. 이렇게 혹사 당한 눈은 피로감에 시달리게 되며 심한 경우 두통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눕거나 엎드려서 작은 칼라액정을 이용해 동영상을 시청할 경우에는 자세의 이상을 가져올 수 있고 이에 따른 불필요한 눈 근육 운동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잠자기 전이나 어두운 곳에서 별도의 조명 없이 작은 화면의 액정을 통해 나오는 불빛에 의존하며 장시간 동영상을 보는 일은 피하는게 좋다. 눈으로 보려는 피사체와 주변 환경과의 명암 차이가 클수록 눈의 피로도는 현저히 증가하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성장기의 어린이나 청소년들은 눈이 완전히 성장하지 않았기 때문에 조명이 충분치 않은 곳에서 불량한 자세로 작은 액정화면을 시청하는 일에 탐닉할 경우 눈 근육이 혹사 당해 자칫 굴절이상 등 비정상적인 시력 발달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어른들의 경우는 안구건조증을 조심해야 한다. 안구건조증은 아이들한테서는 드물지만 나이가 들수록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조윤애 고려대 안암병원 안과 교수는 “안구 표면의 건조를 막고 눈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1분에 18~20회의 눈깜박임이 필요하다.”면서 “어른들은 안구건조증에 취약하기 때문에 작은 액정화면을 보는 일에 빠지면 안구건조증을 유발하고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빨리 움직이는 칼라 동영상을 집중해서 보고 있으면 자신도 모르게 눈깜박임 횟수가 줄게 되는데, 이는 안구 표면을 보호하는 눈물을 마르게 해 눈의 피로감을 재촉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작은 액정화면을 시청한 뒤 눈에 이물감이 느껴지고 뻑뻑하다는 느낌이 온다면 안구건조증에서 비롯된 증상으로 이해하고 작은 액정화면을 장시간 시청하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

안영진 기자 youngj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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