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 고의오염ㆍ김선종씨 자살기도ㆍ국정원 개입설 등
검찰이 4개월여간 진행한 줄기세포 논문 조작 사건 수사를 12일 마무리함에 따라 그동안 제기됐던 갖가지 수수께끼의 실마리가 풀렸다. 줄기세포 조작 파문을 계기로 언론과 인터넷 공간 등에서는 각종 의혹을 내놓았으나 검찰 수사 결과 대부분 사실무근인 것으로 드러났다. 다음은 언론 등이 제기한 주요 의혹들과 검찰의 판단. ◇ 황우석 박사는 김선종씨의 `섞어심기'를 정말 몰랐나? 검찰은 황박사가 2005년 10월 중순까지 눈치채지 못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검찰은 우선 2004년 10월5일 아침 NT-2의 배반포가 영양세포에서 떨어져 있는 것으로 나타나자 김선종씨가 황급히 미즈메디로 가서 수정란 줄기세포를 가져다 섞어심기를 한 점을 그 근거로 들었다. 2004년 11월 황박사가 미국에 있던 박종혁 연구원에게 NT-2,3의 배반포, 콜로니 사진을 e-메일로 보내고 줄기세포 확립 사실을 알리고 조언을 구한 점도 황 박사가 진짜 줄기세포가 존재했던 것으로 믿었을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황 박사가 배양과 관련해 김씨를 `선생님'이라고 까지 진술했고, 매일 아침 김씨와 함께 세포를 관찰했는데도 전적으로 김씨의 판단을 따른 점도 황박사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정황이다.2005년 3월~8월 쥐 100여 마리에 척수손상을 가한 뒤 그 중 50마리에 NT-1,2번을 주입해 실험한 사실과 2005년 2월과 8월 NT-1,2,3,4+를 미국 슬로언케터링 암연구소로 보낸 점도 같은 맥락에서 이뤄졌다. 외부기관에 줄기세포를 넘길 경우 DNA 지문 분석을 통해 조작 사실이 드러날 게 뻔한데도 이를 거리낌 없이 넘겼다는 것은 적어도 그 시점 까지는 황박사는 미즈메디 수정란 줄기세포가 섞여 들어온 줄을 몰랐음을 뒷받침한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 줄기세포 오염사고는 김선종씨의 소행이었나? 아니다. 검찰은 2005년 1월9일 서울대 수의대 619호 연구실과 수의대 옆 가건물에 보관 중이던 NT 2~7이 오염사고로 죽은 것은 누군가 일부러 저지른 것이 아니라 실험실 관리 소홀과 연구원의 실수 때문으로 결론 내렸다. 가건물 칸막이 공사와 배양실 출입자의 증가 등으로 가건물의 청결상태가 불량했고 2005년 1월5일 NT-3이 오염됐을 때 이를 적절히 처리하지 않아 오염사고가 확산됐다. 2005년 1월5일 서울대 연구원 홍모씨가 NT-3 배양액을 교체하다가 공기중에 퍼진 이스트균이 배양액에 유입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 연구팀은 1월5일 첫 오염 사실을 알고 오염된 줄기세포와 배양접시를 모두 폐기했어야 했는데 오염된 배양접시를 다른 줄기세포가 들어있는 인큐베이터에 함께 보관해 오염이 확산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 김선종씨는 자살을 시도했나? 검찰은 이 부분의 판단은 유보했다. 김씨는 대학원 재학시절 신경정신과 치료를 받았고 황박사팀 근무시에도 줄기세포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로 신경안정제를 처방받아 복용했고 미국에서도 계속 복용했다. 다만 2005년 11월12일 권대기 연구원으로부터 PD수첩팀에 줄기세포와 체세포 자료를 모두 건네줬고, 박을순 연구원이 섀튼이 난자취득 윤리 문제로 황박사와 결별했다는 소식을 듣고 신경안정제와 미국에서 구입한 수면보조제 6~7정을 복용했다. 이어 당일 밤 11시께 신경안정제와 수면보조제 15정을 복용하고 다음날 새벽 2~3시께 의식을 잃은 채 피츠버그대로 실려갔다. 의료전문가들은 피츠버그대의 진료기록을 검토한 뒤 치료목적이 아닐 수 있다는 소견을 내놨으나 김씨는 "신경성 두통과 불면증으로 수면제를 과다 복용했을 뿐"이라고 말해 검찰은 자살 기도 여부에 대한 판단을 보류했다. ◇ 줄기세포가 해외로 빼돌려졌나? 그 가능성은 전무하다. 처음부터 줄기세포가 없어 빼돌려지고 말고 할 게 없었기 때문이다. 미즈메디 병원 이정은 연구원의 노트에 2005년 1월31일께 미즈메디에서 보관 중인 NT-1,2,3을 피츠버그대로 보냈다고 돼 있으나 조사 결과 2005년 2월7일 피츠버그대가 아닌 슬로언케터링 암연구소로 분양한 것으로 확인됐다. ◇ 줄기세포 조작 논란에 국정원이 개입했나? 아니다. 국정원은 2005년 1월 황교수 연구팀을 `중점보호대상 첨단연구소'로 지정하고 연구팀을 대상으로 보안교육을 하고 보안관리체제 구축을 지원했으나 세간에 제기된 각종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국정원이 YTN의 김선종씨 인터뷰를 지원했다는 의혹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으며 YTN이 제보자 류영준씨의 노트를 입수한 데에도 국정원의 개입은 없었던 것으로 검찰은 정리했다. 안규리 교수가 김선종씨 등에게 전달한 5만 달러 가운데 황박사 후원금 3만달러 외 2만달러가 국정원 자금이라는 의혹이 있었으나, 이 돈도 황박사의 개인돈이며 황박사가 운전기사인 국정원 직원을 통해 전달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조성현 기자 eyebrow76@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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