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임수 교수팀 도시.농촌 주민 1만여명 조사결과
뇌졸중과 심근경색의 주범으로 꼽히는 `대사증후군' 유병률이 도시 지역보다 농촌 지역에서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농촌 주민이 성인병에 더 적게 걸릴 것이라는 일반적인 생각과 다른 것이어서 주목된다. 대사증후군은 고밀도콜레스테롤(HDL)의 혈중수치가 낮으면서 혈압, 혈당, 혈중 중성지방은 높고 복부비만인 경우를 말한다. 이중 3가지 이상의 증상이 있으면 대사증후군으로 진단되는데 뇌졸중과 심장병 위험도는 한가지 질환을 가졌을 때보다 크게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임수 교수와 아주의대 예방의학교실 조남한 교수팀은 2001년부터 농촌 주민 5천24명과 도시 주민 5천20명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만성병에 대한 대규모 지역사회 연구' 데이터를 중간 분석한 결과, 농촌 주민의 대사증후군 유병률(29.3%)이 도시 주민(22.3%)보다 7% 포인트 높았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내 만성병 실태를 파악하고 적절한 예방책을 세우기 위해 질병관리본부 주관 하에 이뤄지는 것으로 2010년에 연구가 종료될 예정이다. 연구 대상 주민은 경기도 안산(도시)과 안성(농촌)에서 선정됐으며 연령은 40~70세 사이였다. 대사증후군 구성 요소별로 보면 복부 비만률은 도시 주민(31.4%)보다 농촌 주민(46.9%)이 15.5% 포인트나 높았다. 또 고혈압으로 진단된 사람도 도시(35%)보다 농촌(45.2%)이 훨씬 많았다. 이에 비해 공복 혈당이 높은 사람은 도시(11.7%)가 농촌(10.7%)보다 많았으며, 중성지방이 높은 사람(도시 37.6%, 농촌 37.2%)과 콜레스테롤이 낮은 사람(도시 36.5%, 농촌 38.0%)은 유의성 있는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의료진은 이처럼 농촌 주민들의 대사증후군 유병률이 높은 이유로 ▲도시 주민에 비해 염분 함량이 높은 식사습관과 식단의 다양성 부족 ▲유산소 운동량 부족 ▲높은 흡연율 ▲건강에 대한 관심 부족 등을 꼽았다. 이 같은 여러 원인이 복부 비만과 체지방 증가, 대사 불균형 등으로 이어지면서 결국에는 심혈관계 질환 및 당뇨병 등의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의료진은 분석했다. 임수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를 볼 때 농촌지역에서는 염분 섭취를 줄이고, 노동이 아닌 운동을 할 수 있도록 권장해야 한다"면서 "도시지역의 경우는 고지혈증을 낮추기 위해 서구화된 식사습관을 저지방, 저칼로리 식사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유럽에서 발간되는 내분비학 국제저널(Journal of endocrinological inveseigation) 최근호에 실렸다. 김길원 기자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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