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7.17 19:52
수정 : 2006.07.17 19:52
설사에 ‘지사제’ 남용 금물
외출뒤 손발씻고 체온 유지를
물·음식 반드시 끓이고 익혀서
수해지역 건강관리 요령
집중호우로 물난리를 겪은 지역에서는 피부 질환과 전염병으로 이중의 고통을 겪기 쉽다. 예방에 힘써 건강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
방수복이나 장화 착용 뒤 복구 작업을=수해가 난 지역은 동물의 분뇨, 공장 폐수 등 각종 피부염을 일으킬 수 있는 물질로 둘러싸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처가 생긴 곳에 이런 물이 닿는 경우 피부에 세균 감염이 생기기 쉽다.
복구작업을 할 때는 손발을 보호할 수 있는 방수복이나 고무장갑, 목이 긴 장화 등은 철저히 챙겨야 한다. 혹시라도 오염된 물에 닿았거나 상처가 생겼다면 즉시 흐르는 수돗물 등으로 깨끗이 씻어내고, 상처 난 부위는 깨끗이 씻은 뒤 바로 소독해야 한다.
설사하고 열나면 수인성 전염병 의심=오염된 물로 번지는 수인성 전염병은 설사, 열, 구토, 오한 등의 증상이 아주 심하게 나타난다. 흔한 전염병은 장티푸스, 이질, 콜레라 등이다. 고열이 매우 심하면 장티푸스를, 콧물 같은 점액 변을 보면 이질, 쌀뜨물 같은 설사가 나면 콜레라 등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평소 건강했던 사람이라면 따뜻한 보리차 등을 충분히 마시면서 기다리다 보면 좋아지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설사 등이 심해 탈수가 나타나거나, 노약자나 어린이는 설사가 심하지 않아도 의사의 진찰을 받는 것이 좋다.
이정권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설사를 멈추는 약을 성급히 먹으면 오히려 증상이 오래갈 수 있다”며 지사제 남용을 경계했다. 물과 음식은 반드시 충분히 끓이거나 익혀 먹고, 식사 전이나 외출 뒤에는 흐르는 수돗물에 손을 깨끗이 씻는 것이 기본 예방법이다. 도마와 행주 등 주방기구는 수시로 수돗물에 씻고 수해가 끝난 뒤에는 햇볕에 충분히 말리도록 한다.
습한 데서 생활하면 호흡기 질환 걸릴 수도=습하고 보온이 잘 되지 않는 곳에 물에 젖은 몸으로 오래 지내면 감기 등 상기도감염에 잘 걸리고, 드물지만 심한 경우 폐렴 등도 나타날 수 있다. 또 곰팡이가 번지면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천식 등도 심해질 수 있다.
잘 때 따뜻하게 하고, 찬 빗물에 젖었다면 따뜻한 물 등을 많이 마셔 목의 점막이 마르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젖은 옷은 즉시 벗어 말려 체온을 유지하는 게 좋고, 수시로 손발을 깨끗이 씻는 것도 호흡기 질환 전염을 막는 데 중요하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