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7.25 18:23
수정 : 2006.07.26 14:57
■ 중독 피하는 7가지 방법 ■
“차라리 학교에 가서 노는 게 낫지 온종일 컴퓨터에 매달려 인터넷 게임만 하고 있으니 어쩌면 좋아요?”
전국의 초·중·고생들이 일제히 여름방학에 들어가자, 일부 학부모들이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집에 있는 자유시간이 많아지자 학교에 다니느라 굶주렸다는 듯이 컴퓨터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자녀들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인터넷이 마냥 해로운 것은 아니다. 특히 청소년들은 인터넷을 통해 숙제, 단어 찾기, 독서, 영화·음악 감상, 친구들과 교제(버디버디, 메신저 등), 편지, 쇼핑 등 많은 것을 해결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활용하기에 따라 유익한 인터넷도 지나치게 오랫동안 반복하여 이용함으로써 학교생활, 정신세계, 경제생활에 심각한 타격을 줄 정도라면 ‘중독’ 상태라고 진단한다.
자가측정검사로 중독 점검부터…
부모 의견 모아 사용시간 상의, 바깥활동 등 다른 취미 유도를
학교생활에 흥미가 없거나 또래 관계가 어려운 아이, 소아정신과적 문제가 있거나 가정 환경이 불우한 아이 등에게 인터넷이 좋은 친구가 될 수도 있으나 원래 가지고 있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 인터넷에 매달리다 보면 쉽게 자신도 모르게 ‘중독’이 되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방학중에 인터넷과 컴퓨터 게임에 빠져들지 않고 독서, 운동 등 다른 취미생활도 즐기면서 유익하게 보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부모들은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경희의료원 소아정신과 반건호 교수는 다음과 같이 일곱 가지 방안을 제안했다.
● 부모의 의견 통일하기
아버지는 아이의 인터넷 사용에 무심하거나 허용적인데 엄마는 극구 반대하는 집안을 흔히 본다. 그리 되면 부모 양쪽의 의견이 갈라져 힘이 실리지 않아서 부모가 싸우는 동안 아이는 편안히 인터넷을 항해할 수 있다.
● 아이가 받아들일 수 있는 애정 표현하기
아이의 인터넷 사용에 대해 다짜고짜 야단치면서 “이게 다 너를 사랑하기 때문이란다”라고 하면 아이가 받아들이기 어렵다. 구체적으로 “너, 요새 피곤해 보인다, 친구들은 안 만나니?, 요새 농구도 안 하더라”는 식으로 애정과 관심을 보이면서 인터넷 문제에 접근한다.
● 인터넷 사용 시간 정하기
아이와 인터넷 문제를 다룰 때 가장 어려운 문제 중 하나다. 아이와 상의하여 일주일에 몇 시간을 사용할지, 하루에 몇 시간을 이용할지 정한다.
● 합리적 규칙 정하기
대개 부모들은 아이가 인터넷에 몰두하는 것을 방관하거나 무심히 지내다가 어느날 주말 내내 아이가 컴퓨터에 붙어 있는 것을 본다거나, 부모가 새벽에 일어났는데 아이가 안자고 인터넷 게임을 하는 것을 본다든가, 혹은 성인 사이트에서 ‘야동’을 보고 있음을 알게 된다든가 하면 그제서야 인터넷 중독이라고 생각하고 컴퓨터를 내다 버린다든가, 인터넷 연결을 끊는다든가 하는 소동을 벌이기 일쑤다. 인터넷 사용 시간 정하기와 마찬가지로 인터넷을 사용하는 건강한 규칙을 정한다.
● 컴퓨터를 보이는 곳에 두기
거실이나 부엌 같은 식구들이 다 볼 수 있는 곳에서 컴퓨터를 할 수 있도록 한다. 사적인 전자우편 등을 볼 때 식구들이 보는 것을 싫어할 수도 있으나 잠시 다른 식구들이 자리를 피해준다든가 하면 된다.
● 다른 취미활동 개발하기
인터넷의 큰 장점이자 단점은 언제라도 혼자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대인관계 없이 이루어지므로 사회활동이 줄어들게 된다. 다른 취미활동을 개발함으로써 컴퓨터 밖으로 나오도록 돕는다.
● 아이가 중독상태임을 알게 하기
알코올이나 다른 약물에 중독된 이가 자기 문제를 스스로 치료받으려 하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 담배가 건강에 좋지 않음을 모르는 이가 없는 세상이지만 우리나라의 성인 남성 흡연율은 세계 1위다. 중독 상태에서 벗어나기도 어렵지만 중독 상태임을 인정하도록 하는 것은 더욱 어렵다. 무조건 ‘네가 인터넷 중독이야’라고 밀어붙이기보다는 인터넷상에 있는 여러 인터넷 중독 자기측정 프로그램에서 자녀의 상태를 스스로 판단해 보도록 돕는다.
단, 주관적 검사이므로 제대로 응답하는지 자녀의 양해를 구하고 부모가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정보통신부 개설 인터넷중독 상담 예방센터 웹사이트에 가면 인터넷 중독 자기진단검사 꼭지가 있다. 2~3분이면 검사가 끝난다.
안영진 기자
youngj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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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중독 자가측정표 ■
1. 인터넷(혹은 게임)에 집착한다고 생각합니까? 2. 인터넷(혹은 게임)에 만족하기 위해 점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까? 3. 인터넷(혹은 게임)을 자제하거나 그만두려고 했지만 실패한 적이 여러 번 있습니까? 4. 인터넷(혹은 게임)을 하지 않으면, 안절부절 하거나 우울해지거나 짜증스럽습니까? 5. 인터넷(혹은 게임) 할 때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더 오래 사용합니까? 6. 인터넷(혹은 게임) 때문에 대인관계, 학업 등을 망칠 위험에 처한 적이 있습니까? 7. 인터넷(혹은 게임) 하는 정도를 가족, 교사에게 숨기려고 거짓말을 한 적이 있습니까? 8. 인터넷(혹은 게임)을 괴로운 고민이나 기분에서 도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합니까?
* 위 8가지 항목 가운데 5가지 이상에 해당하면 인터넷 중독증. (미국 심리학자 킴버리 영이 제안한 것으로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쓰이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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