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8.15 20:09
수정 : 2006.08.16 14:29
모든아이 건강하게 /
방학이면 아이들과 컴퓨터·텔레비전을 둘러싸고 씨름을 하던 정민씨는 올여름엔 색다른 경험을 시키기로 했다. 편식이 심하고, 간식을 즐기며, 유난히 단것을 좋아해 비만이 은근히 걱정되는 큰아이를 식습관 바꾸기 캠프에 보낸 것. 2박3일의 캠프를 마친 뒤 아이가 확 달라졌다.
다녀온 첫날부터 아이는 “엄마, 이제부터는 샴푸 쓰지 말아요. 환경을 오염시킨대요”라며 갑자기 비누로 머리를 감겠다고 호언장담했다. 슈퍼마켓에서 장을 보는데 “엄마, 이제부터는 물건 살 때 앞면만 보지 말고요. 뒷면에, 원재료와 첨가물이 뭐가 들어 있는지 보고 사셔야 해요”라고 꼬치꼬치 간섭을 했다. “이제부터 제 생일에는 케이크 대신에 떡을 해주세요. 시루떡이나 수수팥떡은 나쁜 운이 못 들어오게 막아준대요”라며 아는 척을 하는 아이. 그런 아이의 변화가 마냥 흐뭇했다. ‘얼마나 갈까 두고 보자’ 속으로 생각하면서도, 아이를 캠프에 보내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방학이면 시민단체나 생협 등에서 아이들 먹거리 습관 바꾸기 캠프를 연다. 이들 캠프를 통해 아이들은 먹는 것에 대해 소중함과 감사함이 없어진 요즘 ‘먹는다는 것’과 생태계와 ‘나’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보고, 내가 먹는다는 것이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그것으로 인해 또 나는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 잘 먹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등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아이들은 가공식품을 많이 먹었을 때의 문제에 대해 알게 되고, 전통음식의 소중함, 손수 음식을 만들어 봄으로써 음식 하나하나에 얼마나 손이 가고 정성이 깃들어야 하는지도 배우게 된다.
물론 오랫동안 형성된 습관이 짧은 시간의 교육을 통해 다 바뀌지는 않는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이 캠프는 ‘내가 먹는 것이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다른 이들과 생태계와 모두 연관된 문제’라는 것을 배울 수 있는 귀한 기회다. 부모 말을 그저 ‘잔소리’로 여기던 아이들도, ‘아하, 그래서 부모님이 그렇게 말씀하셨던 거구나’ 하고 수긍하게 된다.
집에서는 그렇게 어려웠던 변화가 며칠 만에 일어난 것이 신기하기만 한 정민씨는 아이의 이런 바람직한 ‘변신’이 지속되도록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하면서, 학교에서도 꾸준히 환경교육이 이루어지길 소망해 본다.
환경정의 다음지킴이 eco.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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