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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8.22 16:52 수정 : 2006.08.23 14:28

핏속의 포도당 농도(혈당)을 낮춰주는 기능을 수행하는 호르몬인 인슐린을 보충해주는 ‘인슐린 요법’은 젊은 당뇨환자들에게 약이 될까? 독이 될까?

정답은 약과 독, 어느 한쪽으로 정리되지 않는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약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다만 20~30대 젊은 나이에 당뇨병에 걸린 환자들의 특성에 비춰 독이 될 가능성이 더 크다. 고혈당을 초래하는 당뇨병 원인은 ‘인슐린의 상대적 결핍’과 ‘인슐린 저항성’ 등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젊은 당뇨환자들은 후자의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작용방해가 원인인 경우 많아 되례 비만·병 악화할 수도
운동·식이요법 꾸준히 하면 초기 인슐린 소량투여로 효과

하지만 인슐린의 상대적 결핍이 장기화될 경우, 인체내에서 인슐린을 생산·분비하는 최장의 베타세포가 과로를 이겨내지 못한 채 죽어가기 때문에 이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인슐린을 주사제로 체내에 직접 보충해주는 인슐린 요법이 약이 될 수도 있다.

인슐린의 상대적 결핍이란 베타세포가 인슐린을 혈당 조절에 필요한 만큼 충분히 분비하지 못해, 혈중 인슐린 농도가 정상치에 못미치는 상태를 말한다. 또 인슐린 저항성이란 인슐린의 작용을 방해하는 상태를 가리키는 용어로, 인체의 인슐린 저항성이 클수록 인슐린은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게 된다.


연세의대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차봉수 교수는 “유전적 요인에 의해 췌장이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유아형(1형) 당뇨병일 경우에는 인슐린 요법으로 혈당을 조절할 수밖에 없다”며 “노화, 비만 등 후천적 요인에 의한 성인형(2형) 당뇨병이 많이 진행되어 입으로 먹는 당뇨약만으로는 혈당이 조절되지 않을 정도로 췌장의 기능이 떨어져 있을 때에도 인슐린 주사제를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차 교수는 “20~30대 당뇨환자들은 대부분 췌장의 인슐린 분비능력은 정상이지만 인슐린 저항성이 분비능력을 상쇄시키고도 남을 정도로 너무 큰 경우에 해당한다”며 “젊은 당뇨환자들은 인슐린 요법을 쓰기 보다는 인슐린 저항성을 낮추는 노력을 우선적으로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 교수는 또 “인슐린 저항성은 그대로 방치한 채 인슐린만 투여하면 오히려 더 비만해지고 당뇨병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인슐린을 투여할 때 발생하는 흔한 부작용중 하나가 바로 체중 증가이기 때문이다. 인슐린은 그 자체가 체내 지방을 축적시키는 작용을 하기도 하지만, 실제로 인슐린을 투여할 때 자주 나타나는 저혈당 증세는 환자로 하여금 자주 간식을 섭취하도록 하고, 저혈당을 두려워하여 음식물을 미리 충분히 먹게 만들게 한다.

인슐린 저항성은 비만, 운동부족, 스트레스, 노화, 가족력, 기름끼 많은 식생활 등에 의해 생긴다. 이에 따라 젊은 당뇨환자들은 인슐린 저항성을 낮추기 위해 우선적으로 체중을 줄이고, 신체 활동량을 늘리는 한편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물론 부모가 고혈압·고지혈증·당뇨 등 대사질환의 가족력이 있을 경우에는 신경을 더 많이 써야 한다.

인제의대 상계백병원 내분비내과 고경수 교수는 “젊은 당뇨병 환자들은 당뇨병을 가지고 살아가는 기간이 긴 만큼 초기부터 철저하게 혈당관리를 시행해야만 당뇨병으로 인한 합병증을 줄일 수 있으므로 조기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며 “최근에는 인슐린이 췌장을 보호하는 기능이 있다는 점에 주목해 당뇨병 초기부터 인슐린을 투여하는 조기 인슐린 요법이 등장했다”고 말했다.

당뇨병 초기에는 인슐린을 조금만 투여해도 혈당조절이 가능하기 때문에 미량의 인슐린 요법으로 췌장이 과로해 손상되는 것을 예방하면서 식이요법과 운동, 체중조절 등을 적극적으로 할 경우 인슐린 요법을 중단하고도 정상 혈당을 회복하는 단계에 이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고 교수는 “우리나라 당뇨환자들은 주사에 대한 공포와 더불어 당뇨가 심할 때에만 인슐린 요법을 시행하는 것으로 알고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조기에 인슐린을 투여할 경우 췌장 보호는 물론 치명적인 당뇨 합병증으로부터 자신을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인슐린 요법 기피현상의 영향으로 전체 당뇨환자중 15% 가량이 인슐린 요법을 시행하고 있으나, 서방에서는 그 비율이 30%로 우리나라의 2배에 이르고 있어 인슐린 요법을 좀 더 적극적으로 시행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고 교수는 “20~30대 당뇨환자들은 바쁜 사회생활, 결혼, 출산 등으로 인해 인슐린 치료 및 효과적인 당뇨 관리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최근에는 하루에 한 번만 주사하는 간편한 방법으로 저혈당 부작용과 체중증가 없이 지속적인 효과를 나타내는 인슐린 약제들이 많이 출시되어 젊은 환자들에게 크게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안영진 기자 youngjin@hani.co.kr

‘당뇨병의 신장 합병증’ 예방물질 규명 - 가톨릭대 교수팀 미 학술지 발표

당뇨병은 혈당 관리를 소홀히 한 채 만성화할 경우 신장을 망가뜨리고 실명을 부르는가 하면, 족부 혈관을 괴사시키는 등 심각한 합병증을 부른다.

가톨릭의대 성모병원 신장내과 박철휘·장윤식 교수팀은 당뇨병의 대표적인 만성 합병증 가운데 하나인 ‘당뇨병성 신증’을 억제할 수 있는 ‘PPAR-alpha’ 수용체의 역할을 규명해 해외학술지에 발표했다. PPAR-alpha를 활성화할 경우 당뇨병성 신증의 진행을 막을 수 있음을 밝혀낸 것이다.

당뇨병성 신증은 당뇨가 만성화 되면서 우리 몸의 피를 깨끗하게 걸러내는 역할을 하는 신장의 작은 미세 혈관들이 손상돼 단백질이 걸러지지 못하고 그대로 배출되는 질환을 말한다. 국내에서는 혈액투석으로 살아가는 말기신부전 환자중 40% 정도가 당뇨병성 신증이 원인이라고 보고되고 있을 정도로 유병률이 높다.

수용체는 호르몬이나 빛 따위의 외부 요인과 반응해 세포 기능의 변화를 일으키는 물질을 말하는데, PPAR-alpha는 신장은 물론 간에도 많이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세포핵 내에서 당과 지질의 대사에 관여하는 유전자의 발현을 증가시키는 역할을 하는 PPAR-alpha가 당뇨병성 신증의 진행을 억제할 수 있음이 밝혀진 것이다. PPAR-alpha가 활성화하지 않을 경우 혈액 내 자유지방산과 중성지방의 증가를 동반한 염증반응 등이 일어나 신장 세포들이 파괴된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PPAR-alpha 유전자를 없애자 정상 쥐에 비해 당뇨병성 신증이 심해졌다”면서 “이번 연구는 PPAR-alpha 유전자 조절을 겨냥한 새로운 치료 약제를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데 중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에서 발간되는 당뇨 학술지 <당뇨병>(DIABETES) 4월호와 <국제신장학회지>(Kidney International) 5월호에 각각 실렸다. 안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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