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9.26 18:29
수정 : 2006.09.26 18:29
아이건강 /
명절을 앞둔 지민씨는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거린다. 일 년에 제사를 6번 지내야하는 맏며느리인 지민씨는 때마다 음식 만들기가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다. 그런데 음식 만들기보다 지민씨를 더 힘들게 하는 것은 애써 준비한 음식이 외면당하는 것이다. 이전처럼 못 먹고 살던 때가 아니라, 많이 먹지도 않을 뿐 더러, 제사나 명절 끝나고 음식을 싸가지도 않으려 한다.
그나마, 고기나 전 등은 남는 것이 별로 없는데, 가장 골치 아픈 것은 나물이다. 아무리 상에 올릴 것만 만든다고 적게 만들어도 접시에서 뒹굴어 다니다가, 결국에는 지민씨가 나물비빔밥으로 해치워야하는 천덕꾸러기가 되곤 한다.
나물은 사실 속을 들여다보면, 놀라울 정도로 비타민의 보고이다. 이전에야, 산과 들에 널려 있는 독 없는 것들은 다 우리네 식재료였다. 소가 먹어서 괜찮은 풀들은 다 사람이 나물로 먹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는 산나물은커녕, 우리 밥상에 나물이 사라진 지도 오래되었다.
나물의 영양가를 몇 가지만 들어보자면, 냉이는 단백질 함량이 높고, 칼슘과 인, 철분이 풍부하다. 달래는 한방에서 들마늘이라 할 만큼 성분이 뛰어난데,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고, 특히 비타민C와 칼슘이 풍부하게 들어있다. 두릅나물은 동물실험결과 혈당 강하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또한 고사리는 비타민 A, B₂와 칼슘, 인, 철분 등이 풍부하고 섬유질이 많다. 도라지는 단백질, 칼슘, 철분 같은 무기질이 많고, 기침, 가래, 해열 등에 좋다. 고구마순은 섬유질이 많아 변비, 비만, 지방간, 대장암 예방에 효과가 크다고 한다.
이 나물들이 거의 수입농산물이라는 것은 문제이다. 삶아서 판매하는 푸른 채소(참나물, 취나물, 비듬나물 등)은 색깔을 진하게 내기 위해 소다를 넣기도 하고, 흰색 나물(깐 도라지, 우엉, 연근 등)은 흰색을 유지하려고 아황산계의 표백제를 사용해 문제가 되기도 했다.
나물을 잘 먹을 수 있는 방법, 특히 아이들이 잘 먹게 하는 방법이 없을까. 우선, 국산 나물을 구입한다. 여의치 않으면, 잘라서 파는 것 대신 원래 상태의 나물을 구하고, 그것도 여의치 않으면, 소금물에 담갔다가 여러 번 헹궈 먹는 것이 그나마 안전하다. 또 어릴 때부터 상에 자주 올려 맛을 들이게 하는 것이 좋다. 날마다 맛을 보게 하면 점차 색다른 나물 맛에 빠지게 될 것이다.
환경정의 다음지킴이 eco.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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