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10.10 18:22
수정 : 2006.10.10 18:22
순화(가명)씨는 빨래를 하려고 아이의 주머니를 뒤지다가 정체 모를 것을 발견했다. 제품명도, 만든 회사 이름도 없는 작은 물약병처럼 생긴 것 속에 분홍, 노랑 등 온갖 빛깔의 사탕 같은 것이 들어 있었다. 분명 순화씨가 사준 것은 아니었고, 아이를 불러 어디서 났는지 물어보았다. 초등학교 3학년인 민영이는 학교 앞 문방구에서 내일 준비물인 도화지를 사다가 맛있을 것 같아서 친구랑 같이 샀다 했다. 벌써 동생이랑 병원놀이 할 때 약이라고 먹여서 1/3만 남은 상태였다.
순화씨와 같은 세대들도 학교 앞 문방구에서 사먹는 쫀디기나, 사탕 같은 먹을거리에 대한 추억은 하나씩 가지고 있을 것이다. 문제는 요즘의 많은 아이들은 우리의 부모님이 해주신 전통의 식단보다는 넘쳐나는 가공식품과 외식문화에 잘못된 식습관이 있다는 점이다.
각종 가공식품 등에 들어 있는 식품첨가물을 주식과 간식을 통해 과다 섭취하게 되면 아직 면역력이 완벽하지 않은 아이들에게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실제 소비자 보호원의 2006년 사탕류의 색소 안전성 실태 조사 보고서에 는 타르계 색소(적색2호 등)는 모두 ‘민감집단 섭취 금지’ 등 안전성 논란이 있는 식품첨가물로 분류하고 있다. 타르계 색소는 사탕뿐만 아니라 탄산음료, 아이스크림 등 아이들이 많이 먹는 각종 식품에 광범위하게 들어 있다. 더구나 색소 사용에서 가장 큰 문제는,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가 대부분의 타르계 색소에 대해서 식품별로 최대 허용량을 설정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실제 사용되는 양에 대한 기준이 없이 단지 사용 여부에 대한 기준만 있다는 점이다. 허용량 기준이 없기로는, 색소처럼 사탕에 많이 쓰이고 있는 향료도 마찬가지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지정해 놓은 일일 섭취 허용량은 개별 첨가물에 대한 것이다. 여러 가지 첨가물을 복합적으로 섭취했을 때의 영향은 고려되지 않는다.
아직은 먹을거리에 대한 기준과 가치판단이 미약한 아이들이다. 알록달록한 색깔, 새콤달콤한 맛으로 아이들의 눈과 입을 현혹하는 대신, 건강을 고려한 먹을거리를 생산할 수 있도록 정부와 기업 모두 반드시 노력해야 할 것이다.
환경정의 다음지킴이 eco.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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