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10.17 08:40
수정 : 2006.10.17 08:47
고열량 논란 일자 표시 잇따라
맞벌이 주부 정윤미(29)씨는 출근길에 아침식사 대신 ‘바나나 아일랜드’(189㎉) 스무디를 한 잔 마셨다. 정씨는 오후 회의를 준비하느라 점심식사도 회사 앞 패스트푸드 매장에서 야채 라이스 김치 세트(478㎉)로 가볍게 때웠다. 늦은 퇴근길에 정씨는 집 근처 슈퍼마트에서 ‘풀무원 칠리토마토 스파게티’(384㎉)를 샀다. 저녁식사로 스파게티를 먹은 뒤 오랜만에 남편과 위스키도 한 잔 했다. 100㎖당 222㎉의 열량을 내는 디아지오코리아의 ‘싱글톤 위스키’를 한 잔 하니 하루의 피로가 눈 녹듯이 사라졌다.
안전한 먹거리와 건강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칼로리와 영양성분 등을 표시하는 식품업체가 늘고 있다.
우선 ‘고칼로리 식품’이라는 오명에 시달리고 있는 패스트푸드업계가 최근 칼로리를 공개하고 나섰다. 롯데리아는 최근 서울 응암점 매장 메뉴판에 각 메뉴의 칼로리와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비타민 등 영양성분을 표시했다. 롯데리아는 이 표시를 올해 말까지 전국 매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홈페이지에도 모든 메뉴의 칼로리와 영양성분을 올렸다. 버거킹과 맥도날드, 케이에프시(KFC) 역시 홈페이지에 칼로리와 영양성분을 표시하고 있다.
고칼로리 논란에 휩싸였던 스타벅스도 홈페이지에 칼로리를 공개했다. 여기서는 각 음료별로 사이즈에 따른 칼로리와 함께 휘핑크림과 시럽을 추가했을 때의 칼로리 증가분도 알 수 있다. 또 케익, 스콘, 샌드위치, 페스추리, 머핀, 베이글의 100g당 칼로리와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나트륨을 표기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내년 상반기 중 모든 음료의 칼로리를 표시한 브로셔도 매장에 비치할 예정이다.
식품업계에서는 풀무원이 선도적으로 ‘완전표시제’를 시행하고 있다. 풀무원은 모든 제품 포장지에 원재료와 식품 첨가물, 미국 식품의약국(FDA) 기준 14대 영양성분, 주의할 필요가 있는 영양성분, 알레르기 유발 물질까지 표기하고 있다. 오뚜기와 농심, 씨제이, 한국야쿠르트, 코카콜라도 홈페이지에서 제품의 영양성분과 칼로리의 확인이 가능하다.
주류업계에선 디아지오 코리아가 지난 6월 국내 첫 선을 보인 싱글 몰트 위스키 ‘싱글톤’을 시작으로 완전표시제 도입을 선언했다. 이 회사의 완전표시제는 ‘적절한 음주문화’에 목적을 두고 있다. 제품 포장에 ‘책임있는’ 음주를 상기할 수 있는 권고문과 함께 열량, 알레르기 유발 물질 함유 여부 등을 표기한다. 회사쪽은 앞으로 윈저, 딤플, 조니워커 등 모든 제품에 단계적으로 ‘완전표시제’를 적용할 방침이다.
롯데리아 이장묵 마케팅실장은 “판매 식품의 칼로리와 영양성분을 공개하면 소비자에게 균형 있는 영양섭취를 유도할 수 있는 동시에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와 투명성을 높일 수 있다”면서 “잇단 먹거리 안전 사고와 식품첨가물 유해 논란으로 소비자들의 식품에 대한 알 권리 욕구가 커지고 있어 영양성분을 표시하는 기업이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영미 기자
youngm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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