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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11.29 10:54 수정 : 2006.11.29 11:08

안광욱 적십자간호대 겸임교수가 24일 서울 양재동 한국발사랑연합회 사무실에서 한 회원에게 지팡이식 지지대를 이용한 ‘상생약발’ 시술을 가르쳐주고 있다.

약발요법 보급하는 안광옥씨

‘내 손은 약손이다, 말순이 배는 똥배다.’ 할머니가 배탈이 난 손주 배를 쓰다듬으며 주문처럼 하던 말이다. 우리 조상들의 응급 처방인 약손이다. 그렇다면 발은? 물론 된다. 적십자간호대 겸임교수인 안광욱(48)씨는 조상들의 ‘약손’을 발에 도입했다. ‘약발요법’, 페도프랙틱(Pedopractic)이다.

‘상생 약발’은 안씨의 ‘임상’ 속에서 태어났다. 그는 1984년부터 척추 이상을 수술하지 않고 고친다고 이름난 서울의 척추물리치료 전문병원에서 임상치료사로 일했다. 적외선, 전기·레이저 치료, 찜질, 견인 치료 등으로 환자를 치료했다.

척추물리치료 임상치료사 일하다
수기치료 눈떴지만 힘들어 큰 고통
시술 편하고 효과있는 방법 찾다
발로 지압하는 요법 개발

“가벼운 요통이나 디스크 초기 증상은 고칠 수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환자들도 많았어요. 그런 분들이 찾아오면 마음이 늘 무거웠습니다.”

안씨는 그때부터 보완 의학에 눈길을 돌리기 시작했다. 수기치료와 카이로프랙틱을 배웠다. 치료에 쓰지는 못했지만 침, 뜸, 부항 등을 배우며 한의학 체계에도 눈을 떴다. 수기치료는 환자들에게 큰 도움이 됐다. 하지만 자신은 너무 힘이 들었다. 몸피가 크거나 비만인 환자에게 지압을 해주고 나면 몸이 무너져 내렸다. 3년쯤 지나자 그 자신이 병이 났다. 손가락, 손목, 팔꿈치, 어깨 등에 관절통이 왔고 견비통과 두통까지 생겼다. 하루종일 아파서 끙끙 앓고 지냈다. 몸을 가누기 힘들어 두 번이나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그때 그는 나이 든 노인이 병원에 와서 말하곤 하던 ‘등이 바르듯 아프다’는 의미를 몸소 알 수 있었다.

“그때 아픔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정말 어깨와 등의 살을 칼로 발라내는 듯했습니다.”


자신과 같은 일을 하는 이들이 겪는 고통은 이제 자신의 것이 됐다. 병원에서 일과 뒤에 물리치료사들끼리 서로의 몸을 풀어주느라 고생했던 기억도 났다.

“저와 같은 일을 하면서 이처럼 고통을 겪는 분들을 위해 힘이 덜 드는 치료법이 없을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동안 물리치료사는 자기 건강을 희생해 환자를 고쳐온 것이죠.”

몸을 추스르기 위해 병원을 떠나 87년에 장애인재활기관인 은평천사원 요육교사로 자리를 옮겼고 서부장애인종합복지관 의료재활과장과 서부병원 재활부장 등을 지냈다. 그럼에도 그의 화두는 한결같았다. 시술이 간편하고, 시술을 하는 이의 건강을 보호하며, 최소한의 시술로 최대의 치료 효과를 얻는 방법은 없을까.

“어린 시절 수술 후유증으로 고생하던 아버지를 밟아드렸던 기억이 나더라고요.”

그래! 발이었다. 우리 조상들은 흐린 날이면 손주를 불러 허리를 밟아 달라고 했다. 손으로 허리를 주무를 때보다 힘은 덜어주고 효과도 높았을 것이다. 하지만 발로 지압을 해도 손으로 할 때보다는 힘이 덜하지만 시술자가 발을 구르듯이 몸에 힘을 줘야 하므로 부담은 여전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그는 몸 옆에 받침대를 놓고 그위에 올라가거나 지지봉을 사용해 평지에 서 있듯이 서서 몸의 중심을 수평이동함으로써 몸의 무게로 자연스럽게 지압이 이뤄지도록 했다. 일반인도 쉽게 할 수 있도록 앉아서 하는 방법도 개발했다. 1994년이었다.

오랜 고민 끝에 나온 ‘약발 요법’은 짧은 시술로도 탁월한 효과를 나타냈다. 재활기관에서 많은 환자를 상대해도 피로감도 들지 않았다. 안씨는 이를 보급하기 위해 1996년 발사랑연합회(02-421-0301)를 만들었다. 간호사 연수원에서 ‘발건강 전문 간호사’ 양성과정에 3년간 출강한 것을 인연으로 발사랑연합회는 적십자간호대학의 협력 연구기관이 됐고 그의 사무실에는 가족의 건강을 돌보려는 일반인은 물론, 스포츠마사지사, 피부관리원장 등이 ‘상생약발’을 배우러 찾고 있다. 〈상생약발〉(소나무)이라는 책도 냈다. 상생은 ‘약발’을 받는 사람이나 주는 사람 모두 도움이 된다는 뜻에서 붙였다.

“상생약발은 받는 사람은 물론 하는 사람에게도 크게 도움이 됩니다. 많은 분들이 배워서 가족은 물론 주위 분들의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글 권복기 기자 bokkie@hani.co.kr

사진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약발요법- 복부비만·변비·가스찰때
잔잔한 파도 일듯 섬세하게 자극

약발요법- 복부비만 변비 가스찰때

받는 이는 바로 눕고 무릎 밑에 쿠션을 고여 복근을 이완시킨다. 하는 이는 복부를 마주보고 의자를 놓고 앉는다. 한 발 또는 두 발을 가볍게 복부에 올려놓는다. 발목은 부드럽게 위아래로 움직여 마치 잔잔한 파도가 일듯 복부를 앞뒤로 흔든다. 긴장이 있거나 과민한 부위는 좀더 부드러운 강도로 섬세하게 자극한다. 골반이나 늑골뼈가 발끝에 차이지 않도록 주의한다. 10~20분 정도 자극하며 한쪽에 앉아서도 복부 전체를 자극할 수 있으므로 의자를 옮길 필요는 없다.

약발요법- 허리피로·좌골신경통·요통
뒤꿈치로 골반을 구석구석 으깨듯

약발요법- 허리피로 좌골신경통 요통

받는 이는 쿠션을 안고 모로 비스듬히 눕는다. 하는 이는 허리와 골반을 마주보는 위치에 의자를 50~60㎝ 떼어 앉는다. 발을 가볍게 골반 위에 올려놓고 다리 무게를 약간 실어 앞으로 리듬 있게 흔든다. 골반이 리듬 있게 앞뒤로 흔들릴 때 뒤꿈치를 이용해 골반을 구석구석 으깨듯 흔든다. 허리는 직접 자극하지 않는 것이 좋다. 자극 압력은 시원한 듯 약간 아픈 듯한 정도가 좋다. 5~10분 한 뒤 돌아눕게 하여 반대쪽을 같은 요령으로 자극한다.

도움말/한국발사랑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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