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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탄주 마시면 다음날 심한 숙취
얼큰 안주 보다는 차라리 물한잔
사우나서 땀흘리면 오히려 부담 술자리는 띄엄띄엄=알코올을 분해하는 능력은 사람마다 조금씩 차이가 난다. 하지만 대체로 섭취한 알코올을 분해한 간이 제 기능을 회복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적어도 2~3일이다. 때문에 간을 상하지 않으려면 일주일에 술자리는 이틀을 넘기지 않아야 한다. 한 주에 연말 모임이 여러 개라면 그 가운데 일부는 연극, 영화, 공연 등으로 돌리는 것이 좋다. 다사랑병원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연말 술자리에 대해서 60%의 직장인들이 술자리를 대신할 수 있는 다른 문화생활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보였다. 미리 준비한다면 술자리가 아니라도 대다수가 만족하는 연말 모임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공복 술은 더 위험=속이 빈 상태에서 술을 시작하면 알코올 흡수 속도가 더 빨라진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그만큼 몸속 알코올 농도도 높아진다. 다음날 숙취도 오래 가고, 위의 점막을 자극해 위염이나 위출혈의 가능성을 높인다. 때문에 우유, 치즈, 달걀, 생선, 고기 등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먼저 먹어서, 알코올의 흡수 속도를 늦추는 것이 좋다. 술을 마시는 속도도 중요하다. 소주 한 병을 30분 동안 마시는 것이, 소주 두 병을 2시간 동안 마시는 것보다 더 해롭다. 술 종류에 따라 흡수 속도가 다르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보통 위스키 등 증류주가 맥주 등 발효주에 비해 흡수속도가 빠르다. 또 똑같은 양의 알코올을 마신다해도, 도수가 약한 술이 독한 술 보다 덜 해롭다. 흔히 마시는 ‘폭탄주’는 피할수록 좋다. 술을 섞어 마시면 술의 향과 색을 내기 위한 각종 화학물질들이 서로 반응해 다음날 숙취가 더 심해질 수 있다. 평소 당뇨, 고혈압, 치질, 관절염 등이 있다면 술자리는 되도록 피하고, 참가하더라도 이를 이야기해 과다한 술을 피하도록 양해를 구해야 한다. 과다한 술과 안주는 혈당이나 혈압에 좋지 않으며, 관절이 붓거나 아프게도 할 수 있다. 술을 많이 마시면 혈관이 확장되고 이는 항문 부위에도 마찬가지이므로, 치질에도 해롭다. 술자리에서도 물을 많이 마셔야=흔히 안주로 얼큰한 국물, 짠 스낵 등을 먹는데, 이는 권장되지 않는다. 짠 맛이 갈증을 일으켜 술을 더 많이 마실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한 잔 마신 뒤에는 술의 쓴 맛을 없애기 위해 얼큰한 국물에 숟가락이 저절로 가는데, 이보다는 물 한잔이 더 낫다. 안주는 담백하면서도 간이 약하거나 단 음식이 더 낫다. 예를 들면 치즈, 두부, 생선 등이다. 단백질이 풍부해 간 세포의 재생을 돕고, 알코올 분해도 활성화시켜 주기 때문이다. 술을 깨기 위해 차가운 바람을 쐬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별로 좋은 방법이 아니다. 일시적으로 추위 때문에 혈관이 수축됐다가 따뜻한 실내로 오면 갑자기 혈관이 이완되면서 더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보다는 물을 많이 먹고 화장실을 한 번 더 가는 것이 정신을 놓지 않는 방법이다.
숙취 해소는 휴식이 최고= 알코올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술 깨는 데는 왕도가 없으며, 휴식이 최고라고 말한다. 그렇다고 사우나를 찾아 땀을 빼면서 쉬는 것은 오히려 몸에 부담이다. 알코올 분해 과정에서 물과 포도당이 많이 소모됐기 때문이다. 때문에 물을 충분히 마시고 당분을 보충하면서 쉬는 것이 가장 좋다. 가능하면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신진대사가 활발해지고 기분도 상쾌해져 숙취를 잊는데 도움을 준다. 술 자리 다음날에도 구토가 나올 수 있다. 마신 술이 모두 흡수되지 못한다고 몸이 판단하면 저절로 구토가 나오기 때문이다. 토한 뒤에는 휴식을 가지면서, 가능하면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이 좋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도움말=다사랑병원 이호영·전용준 원장, 한림대의료원 가정의학과 노용균·신경정신과 이상규 교수, 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한경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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