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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학자·발명가 레이 커즈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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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온 미래학자·발명가 레이 커즈와일
“15년 뒤면 인간 유전자의 리프로그래밍이 가능해져 매년 일년씩 수명을 연장하는 것이 실현될 것입니다. 나노봇 기술을 이용한 인체 유지보수와 병행하면 자연수명의 한계는 없어질 것입니다.” 영창악기를 인수한 현대산업개발의 초청으로 한국에 온 미국의 미래학자이자 발명가인 레이 커즈와일(58)은 10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그는 <노화와 질병>(이미지박스), <특이점이 온다>(김영사)의 저자이기도 하다. 그는 노화와 질병을 피하고 건강을 유지하는 프로그램을 건강한 식사와 영양 보충, 유전자의 통제와 교환, 혈구 크기의 나노봇이 인체를 유지보수하는 것 등 세 단계로 나누어 설명했다. 세번째 단계에 이르면 무한수명이 가능해진다는 주장이다. 그는 또 2029년에 이르면 인간 뇌의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가 개발되고 2045년이 되면 뇌의 정보처리 원리를 완전히 해독해 인간 지능을 백업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라면서 그렇게 되면 육체는 지능과 마음을 담는 그릇에 지나지 않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 단계를 ‘가속적으로 발전하던 과학이 폭발적인 성장의 단계로 도약함으로써 완전히 새로운 문명을 낳는 시점’ 즉 ‘특이점’이라고 정의했다. 너무 낙관적인 전망이 아니냐는 지적에 그는 “1985년에 1990년대 중반이 되면 월드와이드웹으로 세계가 연결될 것을 전망했을 때도 너무 낙관적이라는 비판이 있었다”며 “그렇지만 내 예측이 맞았다”고 말하고 “게놈프로젝트 기술 역시 정보 해독이 매년 두배로 늘어나면서 완전 해독이 가능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기술의 응용은 또다른 문제라면서 “첨단기술이 테러리스트의 손에 들어갈 경우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자신의 신체 나이는 40살이라고 소개한 그는 40살 때 신체 나이가 38살이었다면서 그동안 유지를 잘해 신체 나이는 두살밖에 먹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하루 3~4마일 걷기와 웨이트트레이닝 외 별다른 운동을 하지 않지만 2045년까지 살아서 특이점 시대를 경험하고 싶다면서, 남들은 무한수명 시대가 오면 지루할 것이라고 하지만 자신은 삶의 목표가 지식을 확장하고 즐기는 것인 만큼 결코 지루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죽음은 그 자체가 비극인데 대안이 없어 철학적으로 합리화해 왔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건강기술을 부자들이 전유하지 않겠는가라는 질문에 아이티 분야의 ‘수확가속 법칙’이 생명공학 분야에서도 적용돼 가격이 매년 반으로 줄어들어 골고루 혜택이 가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러한 주장이 집대성된 <특이점이 온다>는 미국에서 2005년 가장 많이 블로깅된 책 13위에 오른 바 있다. 그는 발명가로도 유명해 1976년 컴퓨터를 통해 인쇄된 문자를 읽어주는 ‘커즈와일 리딩머신’을 선보였고, 실제 피아노음과 흡사한 소리를 내는 ‘커즈와일 신시사이저’를 발명하기도 했다. 임종업 기자 blitz@hani.co.kr사진 이미지박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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