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01.28 20:37
수정 : 2007.01.28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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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콩 고르기 대회’에 참가한 어린이와 엄마가 젓가락으로 콩을 주워 담고 있다. 한겨레 자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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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에 안좋다’는 호주발표는 추출물 약품 안전성 경고한 것
암 투병 중이거나 암을 예방하려 할 때 콩이 들어간 음식은 피해야 하는 것일까?
최근 오스트레일리아 암협회가 콩이 들어간 음식은 종양의 성장을 촉진하므로 암 환자들은 이런 음식을 먹어서는 안 된다고 발표했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 하지만 실제 발표 내용은 일상생활에서 먹는 음식으로서 콩이 아니라 고용량의 콩 추출물로 만든 약품에 대해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았으므로 먹지 말라는 내용이었다. 대한의사협회 국민건강위원회는 “콩으로부터 특정 성분을 추출한 콩 보충제의 경우 안전성에 대한 임상연구가 충분치 않으므로 섭취를 피하도록 권고한다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노동영 서울대병원 외과 교수는 “이번에 나온 오스트레일리아 암협회의 발표 내용은 과거 미국 암협회 등의 권고 내용과 일치하는 것”이라며 “전반적으로 균형 잡힌 식단과 함께 적당량의 콩을 섭취하는 것은 유방암 환자나 일반인들에게 이롭다고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콩 추출물 건강보조식품에 대한 경고가 나오게 된 배경은 아시아와 서양의 식단 차이에서 비롯된다. 최근 아시아를 중심으로 콩을 많이 먹는 게 유방암 발생을 줄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서양에서도 콩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콩 섭취량과 유방암의 예방 효과와 관련된 미국 암협회의 지난해 발표를 보면, 콩 섭취량이 많은 집단에서 유방암의 발생률이 낮았고 이 효과는 특히 폐경 전인 경우 더 컸다. 이에 따라 유럽과 미국 등에서는 콩 추출물로 만든 건강보조식품까지 출현하게 됐다.
노 교수는 “아시아에서는 밥, 반찬, 국 등에 콩이 많이 들어있어 적당량의 콩을 평소 먹는다”며 “서양은 그렇지 않아 콩 추출물 보조식품까지 나오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때문에 우리나라 식습관에 따른 콩 섭취는 암 발생 억제에 오히려 도움을 준다는 설명이다. 특히 신선한 채소와 생선이 풍부한 균형 잡힌 식사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콩을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김양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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