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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2.14 16:48 수정 : 2007.02.14 16:58

내가 사는 곳은 성남시다. 70년대초 박정희 정권 시절에 수많은 철거민들을 헌신짝 버리듯이 아무도 쓸모도 없는 야산과 황무지에 쫒아내었지만, 시민들은 살기 위하여 억척같이 몸부림친 곳이 바로 지금의 성남 땅이다. 아직도 수많은 원주민들이 살고 있지만 지금의 성남시는 잘사는 사람들과 못사는 사람들의 명암이 너무도 선명한,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진 곳이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지금부터이다.

지금의 분당구는 서울대학교 병원을 비롯해 첨단시설을 자랑하는 큰 병원들이 들어와 있지만 인구 60만명을 넘어가는 구시가지에는 침대가 2~3백상이 넘어가는 병원이 단 한곳밖에 없다. 그 병원조차도 낙후될대로 낙후되어 조금이라도 위급한 환자가 들어 올라치면 으례히 대학병원으로 가라고 시술을 거부한다.

4~5년전에는 그나마 조금 나은 병원급이 두 군데나 있었지만 그조차도 만성 적자에 시달리다가 분당에 대형 병원들이 들어서자 급기야 문을 닫고 말았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아파트와 대형 활인매장이 들어선다.

위급시에는 1분 1초를 다투는 생명의 위협 속에서, 진작부터 여러 시민 사회단체는 이대엽 성남시장에게 시립병원 설립할 것을 제의해왔다. 서명운동 등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이 촉구했지만, 그 때마다 이대엽 성남시장은 거부했다.

그리고는 최근 성남시청사를 분당으로 옮기는데 수천억원의 공사비를 들인다고 한다. 물론 성남시 청사를 새로 단장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만 쌓여 있는 민생고를 나몰라라 하고 강행 한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뇌출혈이나 심장마비 교통사고등등 위급 환자들에게는 그야말로 단 1초가 중요하다. 성남시의 교통체증도 만만치 않은 도시에서 분당구의 어떤 병원을 가도 15분에서 20분이 소요되는데, 있는 자들의 동네에는 최신식병원이 넘쳐나고, 모진 고생하며 살아온 구시가지에는 시민들이 죽거나말거나 신경도 쓰지않는 공무원들과 성남시장에게 욕을 하고 싶은 심정이다.

지금 성남시청 정문앞에는 뜻있는 시민단체들과 의식있는 시의원들이 단식농성과 일인시위를 20일이 넘도록 하고 있다. 물론 나도 동참할 작정이다


과부 사정은 과부가 안다고 했다. 한번 크게 아파보니까 병원의 절대적인 필요성을 실감하게 되었다. 성남시의 공무원들과 시장은 시민들의 목소리에 좀더 귀를 귀울여야 하지 않을까? 성남시 청사의 이전과 60만명의 구시가지의 시민들에 대한 건강. 과연 무엇이 더 중요하고 시급한지를 깨달았으면 좋겠다.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필자, 기자가 참여한 <필진네트워크>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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