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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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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근, 이댁은’ 주연 이대근
1일 개봉한 <이대근, 이댁은>(감독 심광진)은 배우 이대근(66)의 이름을 앞세운 첫 영화가 아니다. 그전에 액션 영화 <대근이가 왔소>(1979)가 있다. 한방 두방 세번째 주먹이면 상대가 줄행랑을 놓는 액션 스타, 그의 이름만으로도 관객이 들던 1970년대다. 1980년대 들어 <뽕> <변강쇠> 등 해학극 속 주인공 자리를 꿰차며 강한 남성의 대표 주자가 됐다. 41년 연기 경력, 출연작만 300여편이다. “아 마님~.” 특유의 말투를 떠올리며 코믹 에로 배우로 그를 기억한다면, 잘못 봤다. <이대근, 이댁은>에서 뒷 모습이 쓸쓸한 70대 노인이라 그도 쇠잔해진 줄 알았다. <해적, 디스코왕이 되다> 이후 5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그를 지난 1일 만나보니 천만의 말씀이다. 두 뺨이 붉고 어깨는 여전히 떡 벌어졌다. ‘그래서’를 고리 삼아 말이 흐르고 흘러 깜짝 정신을 차려 보면 예상치 못한 곳에 가닿기도 했다. 타령조 물결 안에는 사금파리처럼 기막히게 반짝이는 표현이 묻혀 있다. #1. 그 청년의 주먹 = 이대근의 출세작은 신상옥 감독이 제작한 <실록 김두한> 등 김두한 시리즈 5편이다. “드라마 <수사반장>에 140번이나 범인으로 나왔어. 그땐 가난해서 사회가 책임져야 할 범죄도 많았거든. 그래서 범인이어도 사람들이 좋아했어. 그걸 보고 신상옥 감독이 캐스팅했어. 어릴 때 몸이 약해 어버지가 운동을 안 하면 혼을 냈어. 당수(태권도), 레슬링에 기계체조까지 했지. 그래서 액션이 됐어.” <거지왕 김춘삼> <제3부두 고슴도치> <오륙도 이무기> <시라소니>…. 용팔이 시리즈의 박노식이 떠난 자리 액션 영화판에서 그의 경쟁자는 거의 없었다. “박노식은 주먹이 전세계에서 제일 예뻐. 그 다음이 나야. 1년에 17~18편씩 찍었지. 통유리도 진짜인데 대역 없이 뚫고 지나가야 했어. 코 부러졌지. 바다에서 배에 묶여 하루 종일 끌려 다니다 탈진해 병원으로 실려 갔어. 액션영화가 한동안 쭉 갔던 게 당시 강한 자가 선하다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이었던 것 같아.” 그는 눈 떠보니 배우가 된 사람이 아니다. 대학에서 연극영화과를 졸업하고 연극, 영화, 드라마를 두루 섭렵했다. “이것 저것 먹고 손가락 발가락이 자라는 것처럼 이런거 저런거 보다가 배우가 됐지. 계란 하나 먹기가 힘든 시절에 영화에선 프라이를 척척 해먹고…. 연극이 뭔지 영화가 뭔지도 모르고 그저 그 꿈 속에서 살고 싶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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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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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근, 이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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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근, 이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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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근, 이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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