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05.08 07:45
수정 : 2007.05.08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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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원 정종경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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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원 정종경 교수
국내 연구진이 당뇨·비만 관련 유전자로 알려진 에이엠피케이(AMPK)가 항암 기능을 지니고 있음을 처음 밝혔다.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정종경(44) 교수 연구팀은 7일 “에이엠피케이는 세포 안에서 에너지가 부족하면 활성화돼 대사 관련 효소들을 조절하는 단백질로, 이를 없앤 모델동물을 직접 만들어 실험한 결과 에이엠피케이가 세포 구조와 염색체 개수를 유지하는 데 필수적임을 구명했다”고 밝혔다.
에이엠피케이는 그동안 당뇨병, 비만 등 여러 대사질환의 치료제 개발 표적 유전자로 주목받아, 실제로 이를 활성화하는 ‘메트포르민’이라는 약이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쓰이고 있다. 연구팀은 에이엠피케이 유전자가 완전히 상실된 초파리를 처음 만들어 실험한 결과 에이엠피케이가 항암단백질인 엘케이비(LKB)1의 신호를 받아 세포 골격을 이루는 액틴 미세섬유를 조절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액틴 미세섬유는 세포의 구조와 염색체 개수를 정상적으로 유지시켜준다. 정 교수는 이런 점에 착안해 사람의 대장암 세포에서 에이엠피케이의 활성을 인위적으로 증가시켜 표피세포가 둥글게 변한 암세포를 삐죽삐죽한 모양의 표피세포를 지닌 정상세포로 되돌리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의 논문은 8일치 <네이처> 인터넷판에 실렸다.
정 교수는 “이번 연구로 이미 개발됐거나 현재 개발 중인 에이엠피케이 활성화 약물들이 항암제로 쓰일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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